넷플릭스가 콘텐츠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이어간다.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미러' 시즌7(이하 '블랙미러7')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다양한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실현해 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어두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SF 시리즈다.
매 시즌 에미상을 석권하며 작품성과 흥행력을 인정받아온 '블랙미러'는 이번 시즌에는 뉴런의 구조를 변화시켜 정신을 마치 컴퓨터처럼 다루는 ‘정신 확장’ 기술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시즌4의 오프닝 에피소드였던 SF어드벤처 ‘USS 칼리스터’의 속편의 공개도 예고했다.
새 시즌 공개와 함께 넷플릭스는 '블랙미러7'의 에피소드 '장난감'(Plaything)에 직접 등장하는 레트로 게임 '스롱렛'도 안드로이드와 iOS를 통해 출시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3년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자들에게 무료로 다양한 모바일 게임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기묘한이야기', '퀸스갬빗: 체스'처럼 넷플릭스의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게임도 있고 넷플릭스 콘텐츠와 관련 없는 게임도 있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 신기록을 세운 '오징어게임'도 '오징어게임:모바일 서바이벌'로 출시됐다. 이 게임은 넷플릭스 가입자가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는 최초의 게임이다. 알랭 타스칸 넷플릭스 게임부서 사장은 "전 세계 모든 이가 오징어게임을 즐기기를 바라면서 모든 이용자에게 게임을 오픈했다"고 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게임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첫 시도다. '스롱렛'은 '블랙미러7'에서 전설적인 프로그래머 콜린 리트먼이 개발한 가상 반려동물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나온다. 실제 모바일 게임도 스롱렛을 부화, 진화시키는 육성 시뮬레이션이다. '블랙미러7'을 시청하지 않아도 게임이 가능하다.
다만 게임 곳곳에 다양한 '이스터에그'가 있어 블랙미러 콘텐츠를 시청하고 배경지식을 알면 게임 내용을 훨씬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측은 "장난감 에피소드를 보지 않아도 스롱렛을 플레이해도 된다"면서도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채 게임을 하면 제4의 벽(현실과 게임 속 세계를 구분하는 것)이 무너질 때 당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