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타인의 개인정보를 취득했더라도 업무 목적으로 이를 운용했다면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도박공간개설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하고, 다른 도박사이트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넘겨받아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불법으로 유통되는 개인정보를 취득한 사람도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A씨는 공범과 함께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성명과 계좌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796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넘겨받았다. 이후 개설 중인 도박사이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임의로 사이트에 가입시켜 무단으로 사용했다.
1심은 도박공간개설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A씨를 개인정보 취급자로 판단하고 ‘정당한 권한 없는 이용’에 대한 죄를 물었을 뿐, A씨가 개인정보 운용 주체인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고 보진 않았다. 항소심은 1심과 같이 징역 1년을 유지했지만, 법리해석을 달리해 A씨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 파일을 운용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한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 취지와 보호 목적에 반한다는 취지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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