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 어떡해요?’란 말에 곧장 뛰어 들어갔죠.”
7일 오전 7시 12분경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건물에서 불이 치솟았다. 건물 안의 주민들은 불이 난 줄 모른채 안에서 서성거렸다. 그 모습을 본 ‘새내기 경찰관’ 오현준 순경(26)은 곧장 불이 난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은 7일 오전 1층 음식점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신고 접수 약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 건물 전체에 화재경보기가 울렸지만, 건물 안에 있던 주민들은 “진짜 불이 난 게 맞냐”며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일부 주민들은 탈출을 망설이며 계단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오 순경이 불이 난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후 3, 4층의 여성 전용 고시텔 복도를 뛰어다니며 문을 두드렸다. 그는 “실제 상황이니 빨리 밖으로 나가라”며 “이것저것 챙길 시간 없으니 옷도 최대한 빨리 걸치고 나가라”고 외쳤다.고시텔의 구조가 복잡해 불이 커지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오 순경은 건물 내부에 진입한 지 4분 만에 여성 22명을 모두 대피시켰다. 그사이 다른 경찰관들은 경찰 통제선을 설치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그 덕에 현장은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오 순경은 “옆에 있었던 시민분이 저 안에 사람들 어떡하냐면서 걱정을 엄청나게 하셨다”며 “그 말을 듣자마자 다른 생각 못 하고 일단 들어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경찰이 된 오 순경은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다”며 “위험한 일들이 발생하면 누구보다 신속하고 든든하게 안전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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