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쓰는 표현 아냐”…러 파병 북한군 손편지는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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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SNS 갈무리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SNS 갈무리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에 사살된 북한군의 손편지는 북한 사람이 쓰지 않는 어색한 표현이라는 탈북민들의 견해가 나왔다.

12일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과 관련된 내용을 다뤘다.

방송에서 역사 스토리텔러 썬킴은 러시아에서 전사한 파병 북한군의 손 편지를 언급했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된 북한군 전시자 품에서 발견했다며 SNS에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에서”로 시작한다.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가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유튜브 채널= play 채널A 갈무리

유튜브 채널= play 채널A 갈무리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탈북민들은 편지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 자강도 출신 탈북민 정유나 씨는 편지 속 글이 “북한에서 쓰는 어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북한에서는) ‘조선을 떠나’라고 안 한다. ‘조국을 떠나’, ‘당을 떠나’라고 표현한다”며 편지의 내용이 어설프다고 지적했다.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출신 류현우 씨도 “북한 사람들은 ‘조국을 떠난다’라고 표현한다”고 거들었다.

정 씨와 류 씨는 편지 속 ‘친근한 동지’라는 표현도 지적했다. 정 씨는 “‘친근한’은 수령님한테만 쓰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류 씨는 “‘동지’라고 해 놓고 옆에는 또 ‘동무’라고 했다”며 “‘동지’와 ‘동무’를 섞어 쓴 점이 어색하다고 말했다.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은 ”심리전이 설득력 있으려면 가짜와 사실을 적절히 배합한다“며 ”검증에 애를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군사학 전문가인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도 ”원래 심리전, 정보전은 80~90%의 진실에 10~20%의 거짓 정보를 섞는다“며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라고 했다. 양 박사는 ”이 메시지(전시자 편지 공개)의 핵심은 ‘북한 군이 침략자’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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