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촌들을 말려 죽이는 말린 오징어[주성하의 ‘北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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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장벽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반세기 동안 북한을 지켜봐 온 주성하 기자의 시선으로 풀어봅니다. 올해 3월 제주 애월읍에서 발견된 길이 4m, 너비 1m의 북한 난파 목선. 이런 작은 목선들이 북한 어획량의 절반 이상을 감당한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에서 발견되는 북한 난파 목선이 급속하게 줄고 있습니다. 난파 목선들은 대개 북한 앞바다에서 조업하다 화를 당한 뒤 해류를 따라 떠돌다가 몇 달 뒤 일본에 도착합니다. 2018년엔 일본에서 무려 225척의 난파 목선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발견되는 북한 난파 목선 숫자는 급속히 줄어들었고, 이제는 관련 뉴스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국 해안에서 발견되는 북한 난파 목선의 숫자도 과거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북한의 목선이 과거보다 훨씬 튼튼해진 것일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지금도 가끔 발견되는 난파 목선은 과거의 것들보다 별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경제난으로 수십 톤급 대형 어선을 거의 생산하지 못하는 북한에선 소형 목선에 의한 조업이 수산업의 중추를 차지합니다. 대신 이런 목선은 기상 악화에 취약해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추워서 조업을 거의 할 수가 없습니다.난파선 숫자가 줄었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바다로 나가는 북한 목선 숫자가 급격하게 줄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왜 북한의 목선들은 바다로 나가지 못할까요. 코로나 시기 몇 년은 통제 때문에 나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북한 난파 목선들이 사라진 것은 동해에서 오징어가 사라지고 있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북한 북부 청진의 한 항구에 수백 척의 소형 목선들이 빼곡하게 정박하고 있다. 10여 년 전 사진이지만 지금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동아일보 DB ● 어촌을 먹여 살리던 오징어북한의 오징어 어획량은 정확하게 알 순 없습니다. 한국의 경우 2000년 한 해 23만 톤을 기록했던 오징어 생산량이 2024년엔 1만1288톤을 기록했습니다. 무려 95%나 줄어든 것입니다. 이 어획량은 동·서·남해를 모두 합친 수치입니다. 동해를 따로 놓고 보면, 2024년 852톤, 2025년 2759톤을 기록했습니다. 숫자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젠 동해에서 오징어는 ‘금징어’가 됐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오징어 산지로 알려진 울릉도에서 어민들이 더 이상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는 뉴스가 매년 나오고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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