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한 영토”
北 개정헌법에 국경 규정 첫 포함
자주·평화·민족대단결 원칙 지워
북한이 지난 3월 개정한 헌법에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기존 헌법에 있던 통일 관련 표현을 삭제해 두 국가 관계를 명문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도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했던 ‘적대적 두 국가’ 개념은 아직 헌법에는 명시하지 않아 ‘차가운 평화’에 대한 여지도 남겼다.
6일 통일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공개된 북한 개정헌법 내용을 살펴보면 제2조에 “조선민주주의민민공화국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해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는 내용이 포함이 새로 포함됐다.
한국이 헌법 제3조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밝힌 것처럼,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처음으로 영토 규정을 넣은 것이다. 또 ‘대한민국’ 국호를 쓰며 한국을 별개의 국가로 취급하고 “영역에 대한 그 어떤 침해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며 영토 수호 의지도 반영했다.
이번 헌법 개정은 지난 3월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를 통해 이뤄졌다.
다만 북한은 개정된 헌법에 남북 간 갈등 소지가 있는 해상 국경선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아 나름의 갈등 수위를 조절한 모양새다. 현재 한국은 동·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해상 군사분계선으로 설정했고, 북한은 NLL 이남 지역이 포함된 이른바 ‘경비(중간) 계선’을 경계선으로 주장하고 있다.
北, 남북교류 없는 ‘차가운 평화’ 의도
공개된 북한 개정헌법에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24년 언급했던 대한민국에 대한 ‘제1적대국’ 표현도 쓰이지 않았다. 대신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등 기존 헌법에 있던 통일 3원칙 등 통일 관련 내용과 민족 개념도 사라졌다.
이날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간담회에서 북한이 개정 헌법에 영토조항을 신설했지만 한국과 관련해 ‘적대적 교전국 관계’의 표현을 쓰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남북 평화공존으로 가는 인프라스트럭쳐가 마련될 수 있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헌법 문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남북한을 두 국가로 명토박되 ‘서로 자극하며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자’는 의중을 헌법에 담아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인 셈이다.
헌법 개정해 김정은의 독점적 핵사용권 굳혀
이번에 공개된 북한 개정 헌법에는 김 위원장의 권한과 위상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북한은 새 헌법 제86조에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국가수반이다”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특히 헌법 89조에서는 “핵무력에 대한 지휘권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있다”면서 국무위원장의 독점적 핵사용권한을 명시하고 모든 무력에 대한 통솔권도 명문화했다.
북한 개정 헌법 곳곳에는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보다는 ‘김정은의 북한’을 부각한 내용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기존 헌법 서문에 언급된 선대 지도자의 업적 관련 서술이 모두 삭제됐고, 김정은 체제의 핵심 통치담론인 ‘인민대중 제일주의’가 명기됐다. 대외정책 원칙과 관련해서는 ‘자주·평화·친선’에 더해 김 위원장이 강조하고 있는 ‘국익수호’가 추가됐다.
이와 더불어 북한이 새 헌법에서 ‘헌법’이라는 최고 수준의 국가 문서에 어울리지 않는 △제국주의 침략자 △압박·해방 △파괴책동 등의 표현을 삭제해 문구를 순화한 것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이에 대해 이정철 교수는 “북한이 (나름의) 정상국가화 이미지를 갖기 위해 전체적으로 헌법을 디자인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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