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보베르데 40세 GK 조시마르 보지냐가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북중미월드컵 32강전을 연장 혈투 끝에 아쉽게 패한 뒤 가슴을 두드리며 팬들에 감사를 전하고 있다. 마이애미|AP뉴시스

카보베르데 GK 조시마르 보지냐(오른쪽)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32강전 연장전에 돌입하기 전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마이애미|AP뉴시스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아프고 슬퍼도 우린 당당히 고개를 들고 떠난다!”
인구 58만여 명의 서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위대한 첫 월드컵 도전이 32강전에서 마무리됐다.
카보베르데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대회 32강전서 120분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석패하며 아름답고 또 당당하게 퇴장했다.
매순간이 드라마였다. 스페인,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H조에서 경쟁한 카보베르데는 3무(2득점·2실점)로 조 2위로 32강 토너먼트에 올랐고,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전서도 눈부신 투혼으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40세 베테랑 골키퍼(GK) 조시마르 보지냐(GD 차베스)의 플레이는 이날도 번뜩였다. 전반 29분 아르헨티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경기 내내 메시의 5차례 유효슛을 막아내는 선방쇼를 펼쳤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는 소셜미디어(SNS)에 “대륙의 영웅 보지냐는 막고 또 막고, 줄기차게 막았다”고 엄지를 세웠다.
보지냐는 이번 대회 4경기를 치른 동안 18개 세이브(스페인전 7개·우루과이전 0개·사우디전 3개·아르헨티나전 8개)를 기록했다. 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단일 월드컵서 보지냐보다 더 많은 세이브를 올린 40대 GK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의 피터 쉴턴(잉글랜드·7경기 28개), 1982년 스페인 대회의 디노 조프(이탈리아·5경기 27개) 등 2명이다.
당연히 북중미 최고의 깜짝 스타도 보지냐다. 대회 개막을 앞뒀을 때 4만6000여 명 선이던 그의 SNS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아르헨티나전 이후엔 2000만 명을 돌파했다. 특별한 휴먼 스토리도 남겼다. 스페인전 무실점 활약에 감동한 미국 정부가 직접 그의 어머니가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대회를 앞두고 “메시와 한 번 만났으면 한다”고 바랐고, 후회없이 싸운 보지냐는 경기 후엔 “나와 메시가 아닌, 양국의 대결이었다. 모든 걸 쏟아부었다. 슬프지만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충분히 자랑스럽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보지냐는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하면서 우리의 꿈은 시작됐다. 카보베르데 국민들의 소원을 이뤘고, 월드컵에서 세계적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섰다. 우리는 고개를 들고 당당히 떠난다”는 작별의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남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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