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미 픽미 픽미 업~"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그룹 아이오아이(I.O.I)의 재결합 콘서트에서는 마치 지난 9년의 세월이 사라진 듯했다. 2016년을 물들였던 '픽 미(Pick Me)'가 부활하며 멈춘 시간을 깨웠고, 2026년을 새롭게 색칠하고 있는 '갑자기'가 시간을 힘차게 달리게 했다. 9년 만에 뭉친 아이오아이가 쓴 완벽한 10주년 드라마다.
아이오아이(임나영, 청하, 김세정, 정채연, 김소혜, 유연정, 최유정, 김도연, 전소미)는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26 아이오아이 콘서트 투어 루프(I.O.I Concert Tour: LOOP)'를 개최했다.
2017년 1월 고별 콘서트였던 '타임슬립' 이후 무려 9년 만에 연 콘서트. 2016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됐던 아이오아이는 약 1년간 프로젝트 활동을 마치고 해산해 최근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해 왔다.
그러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아 강미나·주결경을 제외하고 다시 뭉쳐 세 번째 미니앨범 '아이오아이 : 루프'를 발매했다. 활동 당시 높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이오아이였던 만큼, 이들의 재결합 소식은 그 자체로도 화제가 됐다. 이어 신곡 '갑자기' 음원을 멜론 차트 1위에 올려놓으며 변함없는 팀 파워를 과시했다.
공연 시작에 앞서 무대 뒤편에서 힘찬 파이팅 구호가 흘러나오자 객석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내 아이오아이가 모습을 드러냈고, 팬들은 귀가 얼얼할 정도로 뜨거운 함성으로 멤버들을 맞이했다. 10년간 묵은 함성은 짜릿하게 무대 위로 꽂혔다.
기세 넘치는 팬들의 응원에 아이오아이는 팀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픽 미'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픽미 픽미 픽미 업~"이 반복되는 시그니처 구간에 돌입하자 멤버들의 군무에 맞춰 객석에서는 우렁찬 떼창이 터졌다. 계속해 아이오아이는 에너지 넘치는 '드림 걸스(Dream Girls)'와 매혹적인 '와타 맨(Whatta Man)'을 선보여 장내 분위기를 달궜다.
오프닝을 마친 후 멤버들은 "함성이 정말 그리웠다", "오늘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10년 만에 춤을 춰서 떨린다". "무대에 서자마자 함성이 인이어를 뚫고 들어왔다" 등의 말로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신곡 '갑자기'는 공연 첫날인 이날 차트 정상으로 향했다. 이에 유연정은 팬들을 향해 "첫 공연 날에 1위 시켜주려고 이벤트를 한 거냐"며 웃었다. 전소미는 "이건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들다"며 놀라워했고, 김세정은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혼난다"고 거들었다.
아이오아이는 컴백을 준비하면서 "행복해서 많이 울었다"고 고백했다. 재결합에 누구보다도 진심인 이들이었다. 전소미는 "요즘 날씨가 좋아도 괜히 아이오아이 덕분인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단순한 재결합을 넘어 호성적까지 거둔 이들은 "너무 완벽하다"며 기뻐했다.
공연은 재회·회상·새로움·에너지·감동으로 섹션을 구분해 진행했다. 재회 섹션에서는 오프닝 세 곡에 이어 '똑 똑 똑', '두 왑(Doo Wap)', '사랑해 기억해'까지 추억을 자극하는 세트리스트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정채연은 "우리의 근본은 '픽 미'라고 해서 첫 곡으로 택했는데 나오자마자 환호해 줘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고, 유연정은 "데뷔 쇼케이스도 생각나고, 마지막 콘서트도 떠오른다. 그때를 많이 오마주한 공연이라 생각이 많이 나실 것"이라고 밝혔다.
"추억이 담긴 곡부터 새 앨범의 곡까지 오늘 싹 다 보여드릴게요!"
재회에 이어 회상 섹션에서도 아이오아이와 팬들은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 열정적으로 교감했다. '핑거팁스(Fingertips)', '얌얌(Yum Yum)', '24시간', '크러쉬(Crush)'까지 쉼 없는 라이브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격정적으로 무대를 누비는 아이오아이와 힘 있게 응원봉을 흔드는 팬들의 움직임이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새로움 섹션은 당당히 차트 1위를 차지한 '갑자기'로 시작해 신보 수록곡인 'SPF 100+', 'IOI'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아이오아이는 9년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훌륭한 합을 보여줬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돈독한 팀워크에서 비롯된 긍정적인 바이브가 무대를 한층 완성도 있게 만들었다.
이어진 에너지 섹션에서는 또 하나의 히트곡 '너무너무너무' 무대를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마치 9년 내내 활동을 해온 듯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무대를 선사한 아이오아이였다. 부지런하게 개인 활동을 해 온 덕에 실력도 한층 발전해 있었다. 유연정은 연신 깨끗한 고음을 뽑아냈고, 청하는 특유의 시원시원한 동작으로 매 무대 시선을 끌었다.
감동 섹션에서는 '소나기'를 불러 팬들을 눈물짓게 했다. 멤버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울음을 꾹 참고 노래를 마쳤다. 팬들은 '10년 동안 잊지 않고 기다렸어. 그때 그대로 변함없이 사랑해'라는 문구가 적힌 슬로건을 들어 마지막까지 진심을 담은 응원을 무대 위로 보냈다.
앙코르까지 풍성하게 준비했다. 열정적인 '뱅 뱅(Bang Bang)' 퍼포먼스 무대에 우레와 같은 환호가 쏟아졌고, '내 말대로 해줘'를 부르면서는 멤버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팬들에게 선물을 건네며 친밀하게 소통했다.
아이오아이의 서울 콘서트는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방콕, 홍콩 등 아시아 전역으로 이어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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