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물 사직구장 물들인 ‘필랑트’[부산모빌리티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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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보러 왔다가 차까지 구경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새로 나온 차를 부담없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6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맞대결을 3시간 앞둔 이른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매표소 앞 정문 광장에는 어림잡아 1000명이 족히 넘어 보였다. 평소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로 붐비는 광장이 이날만큼은 르노코리아만의 프렌치 감성으로 채워졌다. 관람객들은 야구장에 입장하기 전 자연스럽게 르노코리아 브랜드 체험 행사 ‘르보야지’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르노코리아가 지난 5월부터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진행한 도심형 브랜드 체험 로드쇼 ‘르보야지’의 마지막 무대다. 전국 투어의 대미를 부산에서 장식한 것이다. 이날은 부산모빌리티쇼가 언론 공개행사를 시작으로 개막하면서 부산 시민들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었다.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사직야구장과 국내 완성차 브랜드 만남은 자동차 전시를 넘어 하나의 축제에 가까웠다.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뿐 아니라 야구팬과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자연스럽게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시키는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로 다가왔다. 흡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오픈스페이스가 연상됐다. IAA는 기존 모터쇼 방식을 탈피해 관광 명소 등 열린 공간에서 차량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IAA 기간에는 뮌헨 도시 전체가 자동차 전시장으로 바뀐다.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됐지만 경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행사장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차량을 둘러보는 관람객들은 전시 차량에 직접 올라타 실내 공간을 살펴보고, 상담을 받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차량을 체험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모델은 르노코리아 야심작 ‘필랑트’였다. 전시 차량 주변에는 차량 내부를 직접 확인하려는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고, 상담을 진행하는 직원들도 쉴 틈 없이 관람객을 맞았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2열 공간과 적재공간을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2년 전 부산모빌리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그랑 콜레오스에도 긴 줄이 이어질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다. 관람객들은 줄을 서 기다리는 동안 QR코드를 통해 차량 관련 퀴즈를 풀며 지루함을 달랬다.


행사장을 찾은 한 부산 시민은 “사진으로만 보던 차량을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훨씬 고급스럽다”며 “야구 보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차량까지 체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차량 전시에만 머물지 않았다. 브랜드 감성을 담은 체험 공간과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운영하며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공간이라기보다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소개하는 팝업스토어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야구장 안에서도 르노코리아 존재감은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 30분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는 메인 롤링보드와 전광판, 글램핑존 등 사직구장 곳곳에서 그랑 콜레오스 광고 영상이 반복 상영됐다. 수만 명의 관중이 경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야구라는 대형 스포츠 콘텐츠와 자동차 브랜드를 결합한 체험형 마케팅 전략이 그대로 구현된 셈이다. 때마침 정훈 선수의 은퇴식이 예정돼 더욱 의미를 더한 경기였다. 결과도 3대 2 롯데자이언트가 승리를 거둬 마케팅 효과는 극대화됐다.


최근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한 성능보다 브랜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시장 중심의 판매를 넘어 팝업스토어와 로드쇼, 문화행사 연계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르노코리아 역시 르보야지를 통해 이러한 흐름에 적극 대응했다. 지난 5월 대전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한 르보야지는 차량 전시와 시승, 브랜드 체험을 결합한 행사로 운영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혀왔다. 마지막 개최지인 부산에서는 국내 대표 프로야구 구장과 연계해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부산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이 위치한 지역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부산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부산 시민들에게 직접 소개하며 지역 대표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번 부산 행사를 끝으로 르노코리아 전국 로드쇼 르보야지는 약 두 달간 이어진 여정을 마무리했다. 짧다면 짧은 전국 투어였지만 자동차를 전시장 밖으로 끌어내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려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특히 부산의 상징인 사직구장에서 야구와 자동차, 문화가 어우러진 행사는 브랜드 경험 중심 마케팅의 가능성을 보여준 현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자동차 전시회가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야구장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공간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방식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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