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엽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은행 대출 부동산 쏠림 심각
中企 자금공급 후순위로 밀려
韓銀 '금융중개지원' 확대로
주담대 대신 기업대출 늘려야
"은행 대출이 부동산에만 쏠리는 금융 왜곡을 해소하고 중소기업으로 자금 물꼬를 트기 위해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 대출'(펀딩 포 렌딩)을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확대 운용해야 합니다."
제56회 매경 이코노미스트상을 수상한 최상엽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경제의 생산성 저하 원인으로 '부동산 중심의 신용 배분 불균형'을 꼽았다. 현재 금융 구조에서는 은행권 대출이 부동산에 집중된 탓에 채권·주식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거시금융 분야에서 두드러진 연구 성과를 내는 학자로 손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한 뒤 2017년 귀국해 10년간 독보적인 논문을 총 26편 발표했다. 미국 경제학논문학회(IDEAS/RePEc)에 따르면, 최 교수의 연구는 국내 등록 경제학자 456명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연구업적 지표를 기록했다. 그의 연구는 1900회 이상 인용됐다.
최 교수의 연구는 한국 특유의 '부동산 금융 왜곡'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특히 그는 부동산으로의 신용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대안으로 '펀딩 포 렌딩'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했다. 펀딩 포 렌딩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공급할 때 해당 자금을 반드시 중소기업 대출 등 특정 분야에만 사용하도록 조건을 거는 정책이다. 이는 한국 금융시장에서 금리를 통한 자금 배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냉철한 진단에서 출발한다.
최 교수는 "연구 결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와 기업 간 신용 배분의 심각한 왜곡이 확인됐다"며 "금융중개지원 대출을 두고 '한국은행이 왜 재정정책의 영역을 침범하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펀딩 포 렌딩을 대안으로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 시장으로만 돈이 몰리는 구조를 깨고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일 '핀셋형 지원'이 절실하다는 취지다.
아울러 최 교수는 집값 상승이 오히려 고용과 소비를 위축시키는 역설적인 상황을 지적했다. 주거 서비스 수요에 따른 완만한 가격 상승이 경제 활력을 높이는 일반적 사례와 달리, 한국은 투자 목적의 과열이 심해지며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강남 집값이 오르면 마포 거주자는 소비를 늘리는 대신 빚을 내서라도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욕구를 느낀다"며 "자산 가치 상승이 무리한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지는 기형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부동산 자산의 소비 위축' 현상은 유독 한국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된다는 것이 최 교수의 분석이다.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 소비가 늘고 경기가 부양되는 미국식 '자산 효과'와 달리, 한국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실물 경제의 긍정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실증적 결과다.
최 교수는 "통화 정책만으로 부동산 과열을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다양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정교하게 조합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상엽 교수
△1984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UCLA 경제학 박사 △전 국제통화기금(IMF)이코노미스트 △현재~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경제자문 패널 △연세 시그니처 연구클러스터 사업단장(경제학)
[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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