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으로 돈 벌기는 끝났다" 깨닫자 ... 궁지 몰린 기업이 찾아낸 '쏠쏠한 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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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14 05:30 수정2025.03.14 05:30

"본업으로 돈 벌기는 끝났다" 깨닫자 ... 궁지 몰린 기업이 찾아낸 '쏠쏠한 부업'

LG헬로비전이 유료방송사에서 렌탈·교육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막힌 '부진한 본업' 대신 '쏠쏠한 부업'을 찾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LG헬로비전은 2015년부터 렌탈 사업에 뛰어들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급부상과 TV방송 시장의 감소, 이용자 이탈 등으로 인해 더이상 본업인 유료방송산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 네트워크 사용료, 프로그램 사용료 등 고정비 부담까지 해소되지 않아 부업을 찾지 않으면 기업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LG헬로비전이 부담해야 하는 네트워크 사용료는 1500억원, 프로그램 사용료는 1600억원이다. 이를 합치면 매출의 약 10%를 고정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LG헬로비전은 사업 초기 방송, 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전제품 렌탈과 할부사업을 펼쳤지만 최근 정보통신(IT)기기와 냉장고, 세탁기를 비롯한 생활가전, 펫 전용 가전까지 사업 영역을 키우고 있다. 꾸준한 수요에 적은 사용자 이탈률, 시장 확대 등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자 렌탈 사업을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렌탈사업부문을 따로 분리해 매출을 발표할 만큼 대표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실제 LG헬로비전은 지난해 렌탈 사업만으로 1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5% 늘어난 수치다.

LG헬로비전은 렌탈 사업을 확장시켜 교육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전국 학교 교실 내 디지털 단말기 보급 사업에 나서면서다. LG헬로비전은 2021년 경상남도교육청을 시작으로 교육현장 디지털전환(DX) 사업을 연달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엔 서울특별시 교육청으로부터 700억원 규모의 스마트단말기 보급 사업을 수주하며 전국 12개 시도교육청 학교에 스마트 단말기를 보급하게 됐다. 올해 LG헬로비전 컨소시엄은 1754억원 규모의 교육용 스마트 단말기 보급사업을 수주했다.

"본업으로 돈 벌기는 끝났다" 깨닫자 ... 궁지 몰린 기업이 찾아낸 '쏠쏠한 부업'

LG헬로비전은 학령인구 감소를 오히려 교육사업의 기회로 삼았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데 반해 정부는 꾸준히 국세 수입의 20%를 전국 시도교육청에 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학생 1인당 투입하는 금액이 늘어나면 디지털 단말기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본격화되면 LG헬로비전의 교육 단말기 사업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LG헬로비전은 올해 기존 교육사업을 '디지털교실 플랫폼 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단순 단말기 보급사업을 넘어 스마트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 전국 학교에 도입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링스쿨' 서비스를 발족했다. 링스쿨은 '교사용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며 탄생했다. AI와 로봇, 디지털교과서 등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사를 교육하는 서비스다.

교사의 태블릿, 학생들의 스마트 단말기, 교실 내 전자칠판 등 전자도구가 서로 호환이 되지 않아 수업 시작 전 긴 시간을 할애한다는 데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링스쿨 플랫폼을 사용하면 교사의 태블릿 속 수업자료를 전자칠판으로 바로 띄우고, 학생들의 스마트단말기를 교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교실환경 최적화’ 기능도 내세웠다. 교실 내 조명,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교사가 미리 설정해둔대로 작동시키는 시스템이다.

LG헬로비전은 링스쿨 서비스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각 교육청별로 모두 수요가 다르다는 것도 파악하고 지역 맞춤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현장의 피드백을 수렴해 올해 초 서비스 상용화 계획을 세웠다. 교육청 산하 교육시설에 먼저 도입하고 운영한 뒤 실제 학교 교실에도 적용시킬 예정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본업인 유료방송 사업의 전망이 어두운 시기이기 때문에 부업이 효자 노릇을 해주고 있다"며 "디지털 교육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공교육DX 시장 확대에 맞춰 사업을 계속 키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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