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원 치료를 받은 A씨는 보험금 지급이 늦다고 생각하던 중 홈페이지에서 지급 현황을 보고 황당해했다. 보험금을 못 받았는데 종결처리가 됐기 때문이다. A씨는 보험사에 전화해 이유를 물었고 ‘종종 보류 중인 진행 건도 종결로 표시된다’는 답변을 받은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보험금을 받았다.
A씨는 “만약 연락을 안 했다면 보험금을 못 받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며 “가입자 입장에서 착오가 없게 시스템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민원 중 보상과 관련한 보험금 민원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보험금 지급 지연 등에 관한 체계적인 설명서(매뉴얼)를 마련해 가입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손해보험사의 민원 건수는 9843건으로 지난 2분기 9788건보다 소폭 늘었다. 전체 민원 중 보상(보험금) 관련이 76%를 차지한다. 같은기간 생명보험사의 민원 건수는 4170건으로 지난 2분기 4160건보다 줄었다.
업계는 고객이 보험금 지급 관련 주의 사항 등을 안내받지 못했거나 부지급 등으로 민원을 넣는 것으로 본다. 경기 악화로 보험료 상승에 따른 유지관리와 해지 등에 관한 민원도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 결정을 위해 전문의에게 소견을 구하는 의료자문으로 번진다거나 위의 사례와 같이 보험금 지급이 늦어질 때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보험사 관계자는 “시스템상으로 미지급 건은 종결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며 “아마도 고객이 홈페이지서 지급 여부를 확인할 때쯤 보험금도 동시에 지급되다 보니 시간차를 두고 오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대부분의 보험금은 신속하게 지급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한 병원에 특정 환자가 몰려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특이한 경우나 보험금 지급액이 클 때 정밀 조사가 필요한 일부의 경우 외에는 빠르게 지급된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보험금 지급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면 가입자로선 반발이 있을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정형화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입자에게 어떤 문제로 늦어지는 등 사유를 명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