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는 산업 시설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필수품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에서는 안정성과 효율성 면에서 고품질의 변압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975년부터 변압기를 생산하던 IEN한창이 공략한 것이 이 지점이다. 이 회사가 미국에 진출한 건 1998년. 창업주의 아들인 장연덕 대표(사진)가 미국으로 건너가 1000여곳의 판로를 개척했다. 지난해 매출 2252억원과 영업이익 1530억원을 올렸는데 99%가 미국에서 나왔다. 장 대표는 수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선정한 올해 1분기 ‘한국을 빛낸 무역인상’을 받았다.
장 대표는 “변압기는 고품질은 기본이고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사양대로 맞춤 공급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며 “대기업이 1년 걸리는 걸 우리는 6개월 만에 만들 수 있는 데다 유지·보수 등 서비스에도 공을 들였기 때문에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 변압기, 대형 변압기를 각각 전문으로 제작하는 국내 회사는 많지만 그걸 전부 다 잘 만드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IEN한창이 주력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138㎸(킬로볼트) 파워변압기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태양광발전소, 산업용 전력시장 등에 주로 들어간다.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고객사에 판매하기 때문에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이 67.9%에 달했다. 최근엔 230㎸ 초고압 변압기 생산도 시작했다. 서비스는 345㎸까지 가능하다. 장 대표는 “230㎸ 변압기 계약을 최근 미국에서 맺었고 중남미 지역에도 곧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북미 변압기 시장 규모는 2034년 371억달러(약 52조9157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IEN한창이 꿈꾸는 건 ‘제조업 탈피’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는 있지만 변압기만 제조해서는 미래 성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의 목표는 3년 내 미국에 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이를 위해 케이블, 스위치 등 발전소에 필요한 전문 기업들과 협업도 맺었다.
장 대표는 “변압기 수명은 보통 25년이지만 발전소는 한번 지으면 50년은 간다”며 “향후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등 호재는 많다”고 강조했다.
변압기 생산시설도 확장한다. 오는 7월 베트남 하노이 공장이 완공되고 미국 내 공장 두 곳도 내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1만9834㎡(약 6000평) 규모의 기장 공장도 증설한다. 장 대표는 “부산 공장 세 곳에 해외까지 합치면 2030년까지 2조2000억원가량의 변압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매출 목표는 1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기업공개(IPO) 계획을 묻자 장 대표는 “발전소 사업을 시작한 뒤에 제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나스닥으로 갈 계획”이라고 했다.
부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