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뚫은 이재용 배터리 세일즈… 삼성SDI, 수조원 공급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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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벤츠 회장과 승지원 회동
올해 3월 또 獨 현지 찾아가 영업… 벤츠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 결실
삼성, 獨 완성차 3사 모두에 공급… 전고체 배터리 공급도 논의나서

이재용 회장

이재용 회장
삼성SDI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지난해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이 만난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진 계약이다. 이번 공급 계약으로 삼성SDI는 BMW, 폭스바겐과 함께 독일 완성차 3사 모두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 직접 나서 계약 따낸 이재용 회장

삼성SDI는 벤츠에 전기차 배터리를 다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20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벤츠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다. 삼성SDI는 “벤츠에 공급할 배터리는 주행거리를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수명과 출력에서도 강점을 가진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배터리 업계는 다년 공급인 만큼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 공급 시점은 2, 3년 뒤가 될 전망이다. 벤츠는 향후 출시하는 중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쿠페 모델에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다.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삼성SDI가 이번에 벤츠를 고객사로 삼을 수 있던 배경에는 전면에서 직접 발로 뛴 이 회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서울 용산구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칼레니우스 회장과 만찬을 갖고 미래 모빌리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올 3월에는 최 사장과 함께 유럽 출장에 나서 벤츠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는 이번 배터리 공급 계약을 계기로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도 삼성SDI와 논의한다고 밝혔다.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매우 흥미로운 기술로 삼성SDI 등 파트너들과 대화 중”이라며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中 공세 속 반격 나선 ‘K배터리’ 삼성SDI의 이번 수주는 중국 기업들의 거센 공세 속에서 ‘K배터리’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보여 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 2월 중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등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3사의 점유율은 28.3%로 전년 동기(37.1%) 대비 8.8%포인트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CATL과 BYD의 점유율은 36.7%에서 44.2%로 7.5%포인트 늘었다.

다만 최근 들어 한국 기업들은 기존 중국 업체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가성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본격 상용화하기 시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말 벤츠로부터 약 2조 원 규모의 LFP 배터리를 수주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벤츠는 삼성SDI 배터리 수주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이 LFP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히며 해당 계약을 공식화했다.

벤츠 외에 다른 해외 브랜드 자동차들도 속속 중국산 대신 한국 배터리를 택하고 있다. 폴스타는 최근 신모델인 폴스타 3, 폴스타 5를 선보이는 기자간담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 배터리를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전기차 배터리의 국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경쟁사들의 저가 공세에 맞서 고급 전기차를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기술력 높은 한국 업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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