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女 신체정보 퍼트린 결혼중개사…대법 “직원은 공범 처벌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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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2026.3.12 ⓒ 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2026.3.12 ⓒ 뉴스1

국제결혼중개사 직원이 베트남 여성들의 얼굴 사진, 몸무게 등 신체정보를 퍼트린 사건에 대해 직원들을 형법상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결혼중개업자 신분을 갖추지 않은 직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형을 적용하는 양벌규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결혼중개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모 씨(41) 등 3명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 보냈다고 1일 밝혔다.

국제결혼중개사 대표 박 씨와 팀장 방모 씨, 직원 오모 씨는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 몸무게 등이 담긴 정보를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계약을 맺지 않은 이들에게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방 씨는 협력업체로부터 개인정보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받아 대표에게 전달했으며, 오 씨는 대표의 지시에 따라 카카오톡으로 가입 계약을 권유한 혐의를 받는다. 결혼중개업법상 결혼중개업자는 국가·인종·성별·연령·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표시·광고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결혼중개업자 신분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양벌규정을 적용해 기소했다. 양벌규정은 신분이 없다는 이유로 법망을 피해가는 일을 막기 위해 법을 어긴 행위자 등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으로 비교적 낮은 형이 적용된다. 이후 1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팀장과 직원을 공범으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1심은 대표와 방 씨에게 벌금 200만 원, 오 씨에게 벌금 100만 원 형을 선고했다. 대표가 결혼중개업법 위반 행위의 주체이며 팀장과 직원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2심은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팀장과 직원에게는 벌금형을 유지했다. 이 사건의 결혼중개업자가 대표가 아닌 법인이기에 대표를 처벌할 수 없다고 본 것.

여기에 대법원은 업체 직원들을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인은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으로 처벌되는 것”이라며 “행위자와 공범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이 검찰 측에 기소 취지를 명료하게 하라는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오류도 범했다며 사건 전체를 파기하고 돌려보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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