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품격’ 윤빛가람 “팬들의 한결같은 응원 ‘당연하다’고 생각해선 안 돼”···“프로답게 큰 책임감 안고 뛰어야” [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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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34·수원 FC)이 올 시즌 처음으로 웃었다.

수원 FC는 4월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8라운드 김천상무와의 맞대결에서 3-2로 역전승했다.

윤빛가람은 이날 날카로운 패스로 싸박의 선제골에 기점 역할을 해냈다. 윤빛가람은 팀이 1-2로 뒤진 후반 31분 순간적인 침투와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수원 FC는 후반 추가 시간 이현용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올 시즌 개막 8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수원 FC 윤빛가람. 사진=이근승 기자

수원 FC 윤빛가람. 사진=이근승 기자

윤빛가람은 4월 12일 김천상무전에서 헤더로 2-2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 골은 윤빛가람의 올 시즌 첫 득점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은 4월 12일 김천상무전에서 헤더로 2-2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 골은 윤빛가람의 올 시즌 첫 득점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이 이날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나눴던 이야기다.

Q. 첫 승리가 참 어렵게 느껴졌을 것 같다.

어려운 상황 속 첫 승리가 절실했다. 김천전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정말 어려웠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다행인 듯하다.

Q. 중요한 경기에서 올 시즌 첫 득점을 터뜨렸다. 주장으로서 득점뿐 아니라 헌신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후배들에게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가장 강조했던 건 무엇이었나.

선수들에게 “해서는 안 될 실수”를 자주 얘기한다. 우린 프로선수다. 매 경기 책임감을 안고 임해야 한다. 상대가 잘해서 실수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잘못으로 실수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근 이 부분을 가장 강조했다.

Q. 전반전 막판 이지솔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전을 마치고 이지솔에게 해준 이야기가 있을까.

경기 중엔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실수했다’고 해서 질책하진 않는다. (이)지솔이가 스스로 느꼈을 거다. 지솔이에겐 “괜찮다. 다시 잘 해보자”는 말을 많이 했다. 덧붙여서 “우린 역전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말을 해줬다. 동점을 허용한 상황이었다. 아쉬운 부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제일 속상하지 않았겠나. 실수를 잊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신경 쓴 것 같다.

윤빛가람(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이현용의 극적인 골로 올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직전 역전골이 터졌을 때 어떤 감정이었나.

다들 보셨겠지만 우승한 분위기였다(웃음). 그만큼 간절했다. 첫 승리가 정말 필요했다. 간절함을 보여준 장면이 아닌가 싶다.

Q. 싸박의 득점 기점이 윤빛가람이었다. 2-2 동점을 만든 골은 직접 넣었다.

내 포지션이 공격과 수비의 딱 중간이다. 내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골을 넣을 수 있게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거다. 전방에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의 강점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한다.

내게 기회가 오면 해결하고자 하는 생각도 있다. 공간이 보이면 최대한 골대 앞으로 뛰어 들어가고자 한다. 도전해야 골이 나오지 않나. 작년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김천전에서도 그렇게 골대 앞으로 뛰어 들어간 게 득점으로 이어진 듯하다.

윤빛가람(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포항 스틸러스전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걸 이날 경기 득점으로 만회했다.

너무 아쉬웠다. 코치 선생님들이 포항전 마치고 자꾸 놀리듯이 얘기하시더라(웃음). 선생님들이 “헤딩은 이마 정면으로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 김천전에선 이마에 정확하게 맞추지 않았나 싶다.

Q. 어릴 땐 골 욕심이 많지 않았나.

어릴 때나 지금이나 많은 건 똑같다(웃음). 그런데 지난 시즌 1골밖에 못 넣었다. 부담감이 좀 있었다. 올해는 최대한 빨리 골이 나왔으면 했다. 다행히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골이 나온 듯하다.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많은 골로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다.

Q. 외국인 선수 4명이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듯한데.

처음보단 확실히 좋아졌다. 단, 김은중 감독께서도 말씀하시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골이 나와야 한다. 이날 경기 이전까진 그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김천전을 기점으로 승리로 이어지는 골이 계속 나왔으면 한다.

윤빛가람(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첫 승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감독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게 “첫 승리가 나오면 분위기가 바뀔 것”이란 거였다. 감독님 말씀이 맞다. 김천전은 비기거나 질 수도 있는 경기였다. 그런 경기를 잡았다. 이 경기로 자신감이 붙지 않았나 싶다.

Q. 김천전을 앞두고 평소보다 팀 미팅이 길었다고 하던데.

상대 팀 분석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승리가 없지 않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도 얼마만큼 간절함을 안고 뛰어야 하는지 이야기했다. 우리의 경기력이 안 좋은 게 아니었다. 우리를 믿고 온 힘을 다해 뛴다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봤다.

Q. 베테랑으로서 그동안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

나는 컸다. 김천전에선 (이) 용이 형이 없어서 주장 완장도 찼다. 지난 경기들을 돌아보면 아주 자그마한 차이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실수, 실점을 줄이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으로 봤다. 김천전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한다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윤빛가람(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빛가람(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김천전에서 앞선 경기와 달랐던 건 무엇이었나.

모든 선수가 더 간절했다. 그러면서 운이 따라왔다. 앞의 경기들을 보면 운이 잘 안 따랐다. 그런데 운이란 것도 우리가 얼마만큼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따르곤 한다.

Q. 팬들이 경기 후 윤빛가람의 노래를 불러주던데. 몸담았던 팀마다 응원가가 있었나.

처음이다(웃음). 팬들에겐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팬들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주셨다. 팬들은 지난 경기에서도 내 응원가를 불러주셨다. 힘을 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다른 선수들도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팬들이 언제 어디서나 응원해 주시는 건 당연한 게 아니다.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책임감을 가지고서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

Q. 김은중 감독이 주장 이 용, 윤빛가람 칭찬을 많이 하더라. 힘든 시기 이 용과 나눴던 대화도 있을까.

경기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한다. 용이 형이 항상 강조하는 게 ‘간절함’이다. K리그1에선 어떤 팀을 상대하든 쉽게 이길 수 없다. 우리가 모든 걸 쏟아내야만 승리에 다가설 수 있다. 용이 형, 나, (지)동원이 등 베테랑 선수가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부담감은 우리의 몫이 아닌가 싶다. 후배들이 더 편안하게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수원=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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