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지명자, 中고강도 비판
"AI·반도체 투자심사 강화할것"
中 작년 5% 깜짝 성장 달성에
일각 "목표 끼워맞췄다" 의심
중국이 지난해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가까스로 달성한 가운데 올해에도 작년과 동일한 목표치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중국 성장세는 한층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캉이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과 관련해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이 심화될 수 있다"면서도 "중국 경제는 안정적인 기반과 강한 회복력,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매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다. 올해에는 지난해와 동일한 '5% 안팎'을 꺼낼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2035년까지 GDP를 2019년의 2배로 키운다고 밝힌 만큼 목표치를 더 낮추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기관과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4%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HSBC는 각각 4.5%, 씨티는 4.2%, UBS는 4.0%를 전망했다.
올해 중국 성장 둔화 가능성의 가장 큰 요인은 트럼프발 관세폭탄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지명자는 16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관세정책의 목적을 언급하며 "산업이나 국가별로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중국은 심각한 경기 침체와 불황을 겪고 있는데, 정말 필요한 내부 재조정 대신 수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군대에 필요한 자금을 대는 데 그들의 (무역)흑자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반도체 등에 대한 대외 투자 심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수치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다른 경제지표가 약세를 보이는 점을 들어 작년 성장률이 5%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얘기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