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정농단·비리 사건
계열사 비용처리로 세금 줄여
法 “회사 아닌 회장 개인 수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방어하기 위해 계열사에서 끌어다 쓴 법률 비용은 개인적인 사용이므로 법인 비용으로 볼 수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롯데그룹 15개 계열사가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11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이 취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15개 롯데 계열사들은 세무 당국에 약 63억원의 법인세를 취소해달라고 했지만, 롯데쇼핑 1개만 인용됐다. 롯데지주의 청구는 각하됐고, 나머지 13개 계열사의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지난 2016년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과 롯데 오너 일가의 비리 사건을 수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기부금(뇌물)을 준 혐의, 오너 일가의 배임·횡령·조세포탈 등 비리 혐의, 그룹 경영권 분쟁 등이 문제가 됐다. 신 회장은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당시 롯데 계열사들은 수사 대응을 위해 법률 자문 비용 등을 지출하고 이를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정권에 제공한 기부금의 목적 등 경영활동 전반의 적법성을 소명하기 위한 작업이므로 모두 계열사 업무와 연관돼 있다는 논리였다.
회계상 비용이 늘어나면 기업이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가 줄어든다. 세무당국은 신 회장 개인의 방어에 쓰인 금액은 법인 비용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며 법인세를 추가 과세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경영비리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계열사들이 아닌 신 회장에 대한 수사였다”며 “이 사건 역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발생해 계열사들의 사업과 관련이 없으므로 법률 비용을 손금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1심 재판부 역시 신 회장 개인의 법률 비용이므로 법인세 부과가 정당하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회사 차원에서 검찰의 경영비리 수사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 법률 비용을 지출했더라도 이는 임직원 개인이 아닌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범위 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피의사실 대부분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배임, 횡령, 조세포탈 등 개인적 비위·위법 행위에 해당된다”며 “경영 판단과 무관한 부분이 있었던 데다가, 관련 회사들은 해당 범죄의 피해자이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롯데쇼핑은 일부 법률 비용이 사업과의 실질적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과세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당시 회사가 일부 혐의 피의자가 됐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법인 차원에서 법률 비용을 지출할 근거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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