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기 진수 '삼국지' 원문에
역사학자 배송지 주석도 수록
총 8권…번역자 김영문 역작
"손권은 마침내 주유 및 정보 등을 파견하여 유비와 힘을 합치고 조공에 맞서 적벽에서 만나자고 했다. (중략) 주유의 부장 황개가 말했다. '지금 적군은 많고 아군은 적으니 함께 장기전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조조 군대의 전선을 살펴보니 바야흐로 이물과 고물을 연결하여 서로 이어 두었으므로 불을 질러서 물리칠 수 있습니다.' (중략) 황개는 준비한 배 등을 풀어 동시에 불을 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와 화염이 하늘로 가득 퍼지자 불에 타거나 익사한 사람과 군마가 매우 많았고 조공의 군대는 패퇴하여 돌아가 남군을 보호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삼국지 최고의 전투 '적벽대전'에 관한 서술이다.
그런데 저 문장들이 유독 귀하게 읽히는 까닭은 14세기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속 문장이 아니라 3세기말 진수(陳壽)가 집필한 '삼국지'의 원본, 즉 정사(正史)의 문장이기 때문이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소설화된 글이라면 진수의 '삼국지'는 이를테면 원서다.
'정사 삼국지'가 총 8권 분량으로 완역 출간됐다. 진수의 '삼국지'에 5세기 역사학자 배송지(裴松之)가 어명에 따라 쓴 주석('배송지 주')을 함께 수록한 국내 최초의 번역서다. "오늘날 '삼국지'는 진수가 쓰고, 배송지가 완성했다"란 평가에 적확하게 부합하는 판본이기도 하다.
진수의 '삼국지'와 '배송지 주'가 같은 페이지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읽힌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삼국지' 원문은 한자 수가 36만자, 여기에 붙은 '배송지 주'는 32만자로 번역돼 합치면 68만자다. 주석이 원문에 맞먹는 분량이니 그 정성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현대 기준 두꺼운 벽돌책으로도 도합 8권에 달한다.
방대한 작업을 해낸 건 번역자 김영문으로, 그는 책의 머리말에서 수년에 걸친 번역 소회를 남겼다.
그는 "진수의 '삼국지' 원문은 간결하고 근엄한 필치와 춘추필법에 가까운 엄격한 사관을 선보였지만, 진수가 처한 정치·사회적 상황 탓에 권력자의 눈치를 보느라 응당 기록해야 할 역사 사실을 빠뜨린 경우가 많았다"면서 "조조가 중풍에 걸린 척 쓰러져서 자신의 숙부를 속인 행동이라든지, 낮잠을 제때 깨우지 않았다고 자신의 애첩을 죽인 일 등, 그의 간교함과 포악함을 드러내는 내용은 진수의 원문에 기록되지 않았고 '배송지 주'를 통해서만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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