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 돌리던 해외 구매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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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해외 직구’ 서비스에 연달아 베팅했다. 번역과 배송 대행, 통관 등 복잡한 과정이 AI로 자동화되면서 직구 진입장벽이 빠르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번역기 돌리던 해외 구매는 끝"

카카오벤처스는 AI 크로스보더 커머스 플랫폼 모드픽에 투자했다고 7일 밝혔다. 모드픽은 국내에 출시 안 된 해외 패션·잡화 상품을 발굴해 파는 회사다. 모드픽의 AI 에이전트는 상품 데이터베이스(DB)와 영수증을 자동 매칭해 통관 서류를 대신 만들어준다. 이를 통해 일반 구매대행보다 배송비는 최대 65%, 배송 기간은 최대 80% 줄였다.

안혜원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노동집약적인 구매대행 시장에서 탄탄한 운영 효율화 능력을 갖춰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투자조직 D2SF도 최근 AI 직구 스타트업 사줘에 돈을 넣었다. 사줘는 해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과정을 AI로 자동화했다. 해외 사이트의 상품 정보를 번역한 후 현지 가격을 계산하고, 배송비·관세·수수료를 예측해 결제와 통관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쇼핑 경험으로 묶었다. AI가 배송비와 관세를 95% 정확도로 예측한다. 상품 번역부터 가격 책정·결제·통관 등 거래 전반을 자동 수행한다.

과거 해외직구는 복잡했다. 소비자는 해외 사이트를 직접 뒤지고, 번역기를 돌리고, 배송대행지 주소를 입력한 뒤 최종 배송비와 관세가 얼마나 나올지 기다려야 했다.

한국 제품을 해외에 팔고 싶은 국내 판매자 입장에서도 국가별 언어부터 결제수단, 통관 규정, 고객응대(CS)를 따로 처리해야 했다. AI를 활용하면 이 과정을 국내 쇼핑몰에서 구매하듯 편하게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사줘는 상품 URL을 입력하면 AI가 상품 정보를 읽고 번역한 후 주문서까지 자동으로 작성해준다. 앞으론 복잡한 구매대행을 이용할 필요가 사라지는 셈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사줘는 네이버쇼핑과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네이버 이용자가 더 편리하게 해외 상품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셀러와 크리에이터에겐 해외 판로를 넓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예컨대 일본 라쿠텐 상품을 네이버쇼핑 검색 결과에 바로 보여주고, 소비자는 네이버 안에서 최종 가격을 확인한 후 결제하는 식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형 K뷰티 브랜드와 팬덤 굿즈 판매자 등도 별도 해외몰 없이 네이버를 통해 글로벌 판로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주요 유통 플랫폼 기업도 AI 직구 기술 확보에 나섰다. 쇼피파이는 예상 관세를 미리 보여주는 AI 안내 도구를 도입했다. 알리바바는 해외 소싱 업무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출시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유통 플랫폼이 직구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며 “불편함이 줄어들면 해외직구가 대중적인 쇼핑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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