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평생을 가치투자에 바치며 세계 5위 부호로 우뚝 섰지만 한결같이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보여줘 주목받았다.
버핏 회장은 연방하원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7세에 공공도서관에서 <1000달러를 모으는 1000가지 방법>이라는 서적을 읽은 뒤 동네에서 코카콜라·껌·잡지를 방문 판매해 수익을 올렸다. 할아버지의 잡화점에서 일하고 신문 배달도 했다.
생애 첫 주식 투자는 11세 때였다. 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정유회사 시티스서비스 주가가 반토막 나자 아버지에게 부탁해 3주를 매입했다. 주당 38.25달러에 산 주식이 4개월 후 40달러로 오르자 매각해 5.25달러 수익을 냈다. 14세 때 이렇게 모은 1200달러로 토지 16만㎡를 구입해 농부를 상대로 임대 사업을 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사업에 나서길 원했지만 아버지 권유로 펜실베이니아대에 진학한 뒤 고향 네브래스카대로 편입해 경영학 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을 스승으로 만났다. 이후 그레이엄의 투자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독립했다.
버핏 회장은 기업의 내재 가치를 중시하는 장기 보유 전략, 이른바 ‘가치투자’로 자산을 불려 나갔다. 40대 초반에 백만장자가 된 그는 당시 쇠락하던 직물회사 벅셔해서웨이 지분을 인수했다. 내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이후 벅셔해서웨이를 200개에 가까운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키워내며 억만장자가 됐고, 현재 약 1682억달러(약 236조원)의 자산을 보유해 포브스 선정 세계 부자 5위에 올라 있다.
그는 여느 억만장자들과 달리 검소한 삶을 살아왔다. 1958년 3만1500달러에 사들인 오마하 주택에 여전히 거주하고 있다. 맥도날드 치킨너깃을 주 3회 이상 먹고, 감자칩과 코카콜라를 즐기는 소탈한 식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자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버핏 회장은 사후 보유 자산의 99%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