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포프모빌’, 가자 어린이 진료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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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팔레스타인서 탑승 후 기증
지난해 이동진료소로 개조 승인
“가자 아이들 잊지 않았다는 메시지”

2016년 2월 전용차 ‘포프모빌’을 타고 카퍼레이드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 생전에 교황이 카퍼레이드에 자주 이용했던 포프모빌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동식 어린이 진료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산크리스토발데라스카사스=AP 뉴시스

2016년 2월 전용차 ‘포프모빌’을 타고 카퍼레이드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 생전에 교황이 카퍼레이드에 자주 이용했던 포프모빌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동식 어린이 진료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산크리스토발데라스카사스=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카퍼레이드에서 사용한 전용차 ‘포프모빌’이 가자지구의 이동식 어린이 진료소로 탈바꿈한다.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병상에서도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염려했던 교황의 뜻에 따른 것이다.

가톨릭 주교회의 국제개발협력기구인 카리타스 예루살렘 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방문 시 사용한 미쓰비시 포프모빌을 어린이용 이동식 진료소로 개조 중이라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차량엔 감염 신속검사 장비, 봉합 키트, 산소 공급장치, 백신 등 의료용품을 실을 수 있고, 의료진이 타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레스타인 방문 후 포프모빌을 카리타스에 기증했다. 지난해 11월 스웨덴의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이 차량 개조 아이디어를 전하자 교황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가자지구 전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전쟁이 시작된 뒤 거의 매일 저녁 현지에 전화를 걸어 전황을 묻고 위로를 전했다. 선종 이틀 전인 지난달 19일에도 통화를 했고, 이어 20일 마지막 부활절 미사에선 “가자지구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휴전을 촉구했다. 특히 죄 없는 아이들이 전쟁의 희생양이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어린이들이 죽자 “잔학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페테르 브루네 스웨덴 카리타스 사무총장은 “이것은 단순한 의료 차량이 아니라 세계가 가자의 아이들을 잊지 않았다는 메시지”라며 “부상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고통을 헤아렸음을 보여주는 매우 구체적인 상징”이라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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