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조선전기미술대전’
국보 16건 보물 63건 등 691건 조명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1에서 10일 개막한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은 그간 조선 후기 미술에 비해 덜 주목받았던 전기 미술을 당시 시대상과 함께 집중 조명했다. ‘훈민정음’, ‘백자 상감 연꽃 넝쿨무늬 대접’ 등 국보 16건과 보물 63건을 포함해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작품 691건이 대거 전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전시에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등 5개국 24개 기관에서 대여한 작품 40건도 함께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만 23건이다. 양수미 미술부 학예연구관은 “혼란했던 고려 말기를 지나 새 나라가 세워지면서 미술에도 변화와 혁신이 있었다”며 “조선 후기에 비해 현존하는 작품 수가 적고, 주요 작품 상당수가 국외에 보관돼 있어 그동안 실물을 접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일본 기후현 사찰인 신초코쿠지(新長谷寺)에 소장된 ‘삼장보살도’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통틀어 처음 관객을 만난다. 1550년 화승(畫僧) 성운(性云)이 떠도는 영혼을 위로하는 불교 의식에 사용하고자 세로 163cm, 가로 152cm 크기 삼베에 삼장보살(三藏菩薩)을 담았다.김영희 학예연구사는 “완전하게 전해지는 조선 전기 삼장보살도 중 가장 오래됐다”며 “세 보살을 한 폭에 그리는 방식은 16세기 조선의 독특한 화풍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작품별로 투영된 당대 사회적 흐름을 읽어 보는 재미가 있다. 박물관에 따르면 1300도 고온에서 구워내 새하얗고 단단한 백자는 국가가 전국 장인과 물자를 엄격하게 관리했기에 균질하게 제작될 수 있었다. 왕실에서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담던 ‘백자 태(胎)항아리’는 조선 왕조의 권위를 보여준다. 사대부들은 비단에 먹으로 그린 ‘산수도’ 등 수묵산수화를 통해 자신의 이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유교가 지배한 시대였지만, 당시 많은 이들을 위로했던 불교미술도 눈길을 끈다. 8월 31일까지.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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