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482명 중 410명이 출석했으며 유효 투표수는 405표, 이 가운데 ▲찬성 177표(43.7%), ▲반대 228표(56.3%), ▲무효·기권은 5표로 집계됐다. 조합 정관상 ‘출석 조합원 과반 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시공사 선정은 세 번째 시도 끝에 무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이후 평당 공사비 876만 원, 공사비 2년 유예, 이주비 LTV 100%, 설계변경 비용 전액 부담 등 조건을 제시하며 총회 승인을 요청했지만 조합 내 신뢰 부족과 절차적 불안이 벽으로 작용했다.
“조건보다 절차가 문제”… 조합원들, 속도보다 신뢰 택해
총회 현장에서는 “지금 결정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조합원 의견이 다수였다. 조합장이 이미 해임된 상황에서 대의원 12명 해임안까지 병행 상정되며 조합 의사결정 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신이 반대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한 조합원은 “단독 입찰을 강행하듯 추진한 것이 거슬렸다”며 “조합 내부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시공사부터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정보 공개도 부족했고 다른 건설사 참여가 왜 없었는지 충분한 설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조합원은 “시공사 제안 조건이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은 조합의 투명성과 절차적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하다”며 “늦어도 확실하게 가는 게 맞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대의원 12명 해임안도 함께 통과됐다. 기존 대의원 53명 중 12명이 줄어들면서 대의원회는 정족수(49명)를 미달하게 됐다. 이미 조합장이 해임된 상태에서 대의원회까지 기능을 상실하면서 조합은 사실상 어떤 공식 의사결정도 내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특히 조합 정관상 차기 조합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역시 대의원회 의결을 통해서만 가능한 만큼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조합 운영 자체가 장기 정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방배신삼호는 2019년 조합 설립 이후 한 차례 일몰제 유예를 받은 바 있다. 이번 부결로 인해 정비계획 변경, 설계 협의, 인허가 등 후속 절차는 모두 중단 상태에 놓일 전망이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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