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 거리를 세계 최고의 K-나눔의 거리로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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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 인터뷰

최일도 목사(가운데)는 “홍콩에서 학생 400여 명이 한국 수학여행 중에 자원봉사를 하러 오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도저히 수용 공간이 안돼 봉사를 할 수 없었다”라며 “외국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밥퍼 같은 한국식 나눔 문화까지 이를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제공

최일도 목사(가운데)는 “홍콩에서 학생 400여 명이 한국 수학여행 중에 자원봉사를 하러 오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도저히 수용 공간이 안돼 봉사를 할 수 없었다”라며 “외국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밥퍼 같은 한국식 나눔 문화까지 이를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제공
“이제 ‘밥퍼’ 거리를 세계 최고의 K-나눔의 거리로 만드는 새 꿈을 꿔야지요.”

지난달 30일 대법원이 무료급식소 ‘밥퍼’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와 서울 동대문구청 간의 행정소송에서 최종적으로 다일공동체 손을 들어줬다. 구청은 2021년 다일공동체가 ‘밥퍼’ 건물에 가건물 2개 동을 증축하자, 무허가 시설이라며 이듬해 시정명령과 함께 건축이행강제금 약 2억8000여 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다일공동체는 “땅 소유주인 서울시와의 구두 합의를 거쳐, 당시 동대문구청장이 허가한 것”이라며 시정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에서 만난 최일도 목사는 “당시만 해도 소송이 그렇게 길게 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

―무려 4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2024년 12월 1심(서울행정법원)에서 구청의 시정명령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이 났어요. 그렇게 마무리될 줄 알았지요. 그런데 며칠 후 크리스마스이브에 항소하더군요. 2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나왔지요. 그런데 대법원까지 갈 줄이야….”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무엇보다… ‘밥퍼’를 혐오시설로 낙인찍어 지역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그 마음이 슬펐습니다. 물론 밥퍼에 오는 분들은 노숙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정말 한 끼 먹기가 힘든 분들이지요. 그런데 그분들이 혐오 대상은 아니지 않습니까?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밥퍼’에서 자원봉사 중인 외국인들. 최일도 목사는 “홍콩에서 학생 400여 명이 한국 수학여행 중에 자원봉사를 하러 오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도저히 수용 공간이 안돼 봉사를 할 수 없었다”라며 “외국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밥퍼 같은 한국식 나눔 문화까지 이를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제공

‘밥퍼’에서 자원봉사 중인 외국인들. 최일도 목사는 “홍콩에서 학생 400여 명이 한국 수학여행 중에 자원봉사를 하러 오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도저히 수용 공간이 안돼 봉사를 할 수 없었다”라며 “외국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밥퍼 같은 한국식 나눔 문화까지 이를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제공
―오히려 밥퍼를 응원한 주민들이 많았다고요.
“소송 초기 서명 운동을 했는데, 몇 달 만에 8000여 명이 동참했어요. 모두 바로 이 동네에 사는 분들이죠. 밥퍼가 30년 넘게 이 자리에서 무료 급식을 했는데, 정말 혐오시설이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렇게 지지해 줄 수 있겠습니까.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도 있었지요.”

―이유가….
“소송 사실이 알려진 얼마 후였어요. 자기가 이 근처 아파트에 사는데, 밥퍼를 혐오시설로 여기는 사람만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달라고 하더군요. 오히려 가까운데 봉사할 곳이 있어서 좋다고….”

외국인 자원봉사자를 소개하고 있는 최일도 목사. 최 목사는 “홍콩에서 학생 400여 명이 한국 수학여행 중에 자원봉사를 하러 오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도저히 수용 공간이 안돼 봉사를 할 수 없었다”라며 “외국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밥퍼 같은 한국식 나눔 문화까지 이를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제공

외국인 자원봉사자를 소개하고 있는 최일도 목사. 최 목사는 “홍콩에서 학생 400여 명이 한국 수학여행 중에 자원봉사를 하러 오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도저히 수용 공간이 안돼 봉사를 할 수 없었다”라며 “외국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밥퍼 같은 한국식 나눔 문화까지 이를 줄은 정말 몰랐다”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제공
―오다보니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많이 보였습니다.
“소송 때문에 구청과 갈등이 심해지니까 동아일보가 법적 분쟁보다 밥퍼 거리를 세계 최고의 K-나눔과 봉사의 거리로 승화시켜 상생하면 어떻겠느냐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쫓아내기보다 지자체가 도시 재생 전문가, 예술가 등과 손잡고 역발상으로 ‘밥퍼’의 브랜드를 활용하자는 것이죠. 푸드 트럭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맛집 거리로 만들고, 남은 재료는 기부하고, 나눔과 기부를 주제로 한 버스킹, 전시회도 열고. 고대, 연대 학생들은 고연전 기간에 누가 더 많이 헌혈하느냐를 놓고 ‘헌혈 고연전’도 열었다며….”

밥퍼에서 배식 봉사 중인 외국인 청년. 다일공동체 제공

밥퍼에서 배식 봉사 중인 외국인 청년. 다일공동체 제공
―쫓아내는 것보다는 나아 보입니다만.
“그 기사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굉장히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어요. 작년에 50여 개국에서 890여 명이 왔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벌써 600여 명이니까요. 두 달 넘게 하는 오스트리아 치과의사도 있고, 얼마 전에는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가 와서 연주를 해주고 갔습니다. 수학여행으로 밥퍼에 와서 봉사하고 용돈을 모아 기부하고 간 외국 학생들도 있지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착한 여행’이 인기라고 하더라고요. 재판도 끝났으니, 이제 밥퍼를 무료급식소를 넘어 ‘K-나눔의 성지’로 만드는 새 꿈을 꿔야지요. 하하하.”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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