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머니' 몰려오자, CP 발행 늘리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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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4월 21일 오후 3시 59분

증권사가 기업어음(CP)과 전단기사채(전단채)를 발행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여유 자금을 투자하면서 발행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CP와 전단채는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채권이다. 만기가 되면 매수자에게 원금과 연 3.1~3.3% 수준의 이자를 지급한다.

'반도체 머니' 몰려오자, CP 발행 늘리는 증권사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증권사가 발행한 CP와 전단채 규모는 68조150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4조1055억원)과 비교하면 조달 규모가 54.5% 늘었다. KB증권 발행 잔액이 8조52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6조8550억원), NH투자증권(6조1410억원), 한국투자증권(5조7100억원), 신한투자증권(4조715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들이 CP 발행에 열을 올리는 건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증권사가 발행어음 등 특정 수단에만 의존하면 시장 위기 때 자금줄이 막힐 수 있다. 만기가 짧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벤처펀드 같은 중·장기 자산에 운용할 경우 자산과 부채 간 만기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증권사들이 만기 3개월 이상의 CP를 섞어 발행해 유동성 규제 비율을 방어하는 전략이다. 3개월 이상의 CP는 유동성부채엔 속하지 않지만 유동성자산에 속하기 때문에 유동성 비율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CP 발행 한도를 잇달아 증액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BNK투자증권, 한양증권 등은 지난 2개월여간 CP 발행 한도를 늘렸다. 한국투자증권은 6조원에서 8조원으로, 한국금융지주는 5조5600억원에서 6조2600억원으로, 삼성증권은 3조원에서 5조원으로 한도를 높였다.

증권사들은 CP 발행 한도를 늘린 목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자금 조달’(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단기자금 조달 여력 확보’(삼성증권), ‘단기 자금 유동성 확보’(BNK투자증권), ‘다양한 사업 확대와 위기 상황 대비 여유 자금 확보’(한양증권) 등을 제시했다.

증권사 CP를 찾는 수요가 많아진 것도 시장이 빠르게 커진 배경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현금 동원력을 갖춘 반도체 기업이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증권사 단기 CP를 매수하는 추세다. 시중은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예금 유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반도체 머니’가 증권사 CP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자금이 증권사 CP로 대량 유입되자 증권사도 회사채보다 CP를 발행해 조달 비용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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