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학위를 취득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신규 박사의 무직 비율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 박사는 두 명 중 한 명이 무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고학력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이 공개한 ‘2025년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조사’에 따르면,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은 66.7%에 그쳤다.
미취업자(27.7%)와 비경제활동인구(5.6%)를 합한 무직자 비율은 33.3%로, 2014년 관련 조사 시작 이래 처음 30%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3.7%p)도 역대 최대였다.이번 조사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전국 대학의 해당 연도 2월과 전년도 8월 박사학위 취득자 1만49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 구직 포기 급증…‘박사급 일자리’ 공급 못 따라가
주목할 점은 구직 자체를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24년 3.0%에서 지난해 5.6%로 불과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실업자 비중은 같은 기간 26.6%에서 27.7%로 1.1%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대학 전임교원, 정부출연연구기관, 대기업 연구개발(R&D) 등 박사급 일자리의 증가 속도가 박사 배출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교육부의 ‘202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 전임교원은 8만6701명으로 1년 전보다 617명(0.7%)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 등이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박사 일자리도 줄어드는 추세다.● 청년 박사 절반이 무직…연령 낮을수록 취업난 심각취업난은 특히 청년층에 집중됐다. 경력 없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박사일수록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구조가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30세 미만 신규 박사 569명 가운데 무직자 비율이 51.1%로,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연령대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중도 2024년 2.6%에서 지난해 7.9%로 급증했다. 30~34세의 경우 박사 취득자 3836명 중 44.2%가 무직이었다. 이어 35~39세는 32.8%, 40~44세는 22.1% 등 모든 연령대에서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무직자 비율이 나타났다.
전공에 따른 소득 격차도 컸다. 취업자 7005명을 조사한 결과, 연봉 1억 원 이상 비중은 경영·행정·법(29.8%), 보건·복지(26.5%), 정보통신기술(ICT·24.1%) 순으로 높았다. 반면, 예술·인문학은 3.7%에 불과했다. 연봉 2000만 원 미만 비중은 예술·인문학(26.8%), 교육(19.0%)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취업 시장의 흡수력은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의 지난해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가 출시된 2022년 이후 3년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11.2%), 출판업(-20.4%), 전문서비스업(-8.8%), 정보서비스업(-23.8%) 등에서 청년 고용이 감소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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