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에 하이닉스 유니폼 입고 나갈 판"…해외서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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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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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소개팅이 많이 들어오는데 성과급 때문인 것 같아요." SK하이닉스에서 일하는 백모 씨(35·남)씨는 최근 결혼 시장에서 달라진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주변 동료들도 비슷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백 씨는 "동료도 끊임없이 소개팅을 나간다. 요즘 우린 'SK하이닉스에 뼈를 묻고 싶다'고 말한다"며 "나와 비슷한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반도체 초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 규모가 커지면서 결혼 시장에서 이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서 농담처럼 오가는 "소개팅에 가장 좋은 옷차림은 SK하이닉스 유니폼"이라는 밈(meme)도 함께 소개했다.

높아진 이들의 위상은 특히 결혼정보회사 평가 점수에서 잘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결혼정보회사 선우에서 삼성전자 직원의 직업 점수는 성과급 발표 이후 80점에서 84점으로 올랐다. SK하이닉스 직원도 78점에서 82점으로 상승했다. 이 회사에서 90점 이상은 의사와 변호사에게 주어지는 점수대다. 최고점인 99점은 '국가원수'에게만 배정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선우의 이성미 커플매니저는 "상당히 많은 사람이 반도체 직원 소개가 가능한지 묻는다"며 "예전에 거절했던 사람들까지 급여와 보너스가 다른 직군보다 크게 오른 뒤 다시 매칭을 요청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과거 SK하이닉스 직원과의 만남을 거절했다가 최근 다시 소개를 요청해 교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 눈높이도 높아졌다고 한다. 이 매니저는 "직원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졌다'고 느끼면서 결정사에 가입하고 있는데, 경제적 안정감을 느끼자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여성들은 고소득에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남성을, 남성들은 젊고 매력적이며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여성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근무하는 40대 여성 엔지니어 A씨도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됐다. 그는 한때 결혼을 서두르기도 했지만, 요즘은 반도체 붐 이전 같으면 만났을 법한 남성들의 제안도 거절하기 시작했다고. 이 매니저는 "A씨는 이제 마음이 편안해졌고, 더 나은 사람을 만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매체는 "AI 칩 붐이 한국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한국인 평균보다 약 20배 높은 소득을 올리는 '실리콘 칼라' 노동자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SNL 코리아 시즌 8'에 등장한 SK하이닉스 유니폼 / 사진=유튜브 채널 '쿠팡플레이 Coupang Play' 캡처

SNL 코리아 시즌 8'에 등장한 SK하이닉스 유니폼 / 사진=유튜브 채널 '쿠팡플레이 Coupang Play' 캡처

반도체 직원의 인기가 높아지는 동안 다른 업종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매체는 짚었다. 성과급이 결혼 시장과 소비시장 등에서는 매력으로 작용하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소득 격차 논쟁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박탈감을 토로한 글도 소개됐다. 서울시교육청 소속의 한 교사가 "억대 성과급이 일할 의욕을 꺾었다. 가르칠 힘이 나지 않는다"고 쓴 글이다. 중소기업에서 수년간 일해도 삼성전자 직원의 1년 보너스에 미치지 못해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있다는 일부 취업준비생들의 반응도 전했다.

정세은 경제학 교수는 "부의 격차가 단순한 소득 차이를 넘어 정체성의 차이가 될 때 사회적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매체에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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