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바이오 사업을 신약개발과 위탁생산으로 나눠 사업 가치를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총대를 메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신약 개발 사업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주주와 오너를 모두 만족시킬 묘수라고 하는데 일반 주주들 반응은 냉담하다.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한 것만 봐도 그렇다. 다만 삼성이 적어도 5년간은 추가 기업 상장(IPO)은 없다고 못박아 주주들을 달래고 있다. 다른 오너그룹들은 오너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잘 나가는 회사를 쪼개서 ‘중복상장’하는 꼼수를 부렸기 때문. 이런 오해(?) 속에서도 삼성은 오너의 소송 리스크를 낮추고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수순에 들어갔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이번 분할이 다른 그룹과는 다른 양상이라 무조건 악재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분할은 일반 주주에게 불리할 게 없는 인적분할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중복상장’ 악재는 대부분 물적 분할에서 나왔다. 그래도 시장은 바이오의 악재로 인식했다. 대신 이번 분할이 지배구조상의 움직임이라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 주가는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