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봉준호 "죽는 게 일인 불쌍한 청년…인간냄새나는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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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미키 17’은 ‘미키’라는 평범하고 불쌍한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동시에 인간냄새 가득한 공상과학(SF) 영화다.”

봉준호 감독(왼쪽)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미키17’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과 손잡고 ‘기생충’ 이후 5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이 영화 ‘미키 17’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20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는 봉 감독과 주연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작품 초반 20분 정도를 미리 보는 푸티지 상영회도 진행됐다.

오는 2월 말 한국에서 최초 개봉하는 ‘미키 17’은 ‘기생충’으로 칸 국제영화제 작품상,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휩쓴 봉 감독이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복제인간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이미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담는다.

전작 ‘기생충’을 비롯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은 주로 힘없는 노동자 계층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이 처한 상황과 파국적 결말로 자본주의와 계급에 대한 화두를 던져왔다. SF물인 ‘미키 17’에도 이런 문제의식이 담겼다.

봉 감독은 “불쌍하게도 미키는 반복적으로 죽는 게 직업”이라며 “죽을 때마다 새롭게 다시 출력된다. 클론(복제인간) 개념과는 다르다. 프린트에서 서류 뽑듯 인간을 출력한다. 그 자체가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미키가 가장 극한의 처지에 놓인 노동자 계층 아닐까. 그래서인지 계급 문제가 이번 작품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부연했다.

로버트 패틴슨을 캐스팅한 이유도 밝혔다. 봉 감독은 “슈퍼 히어로물부터 인디(독립)영화까지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라 꾸준히 관심 갖고 있었다”며 “역할도 사실상 1인 2역에 가깝다. 멍청하고 불쌍한 17번부터 기괴한 카리스마를 뿜는 18번까지 전부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그뿐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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