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중국 아닌 미국…K숏폼 드라마 선두주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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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 박태원 대표 인터뷰
지난해 숏폼 드라마 4편 동시 공개
제작비↓ 다양성↑
웹드라마 성공 모델 이용

  • 등록 2025-01-23 오전 6:00:00

    수정 2025-01-23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숏폼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시장의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드는 선두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박태원 플레이리스트 대표(사진=방인권 기자)

박태원 플레이리스트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숏폼 콘텐츠는 국내에선 아직 사업화 시작 단계이지만, 분명한 대세 트렌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료 결제와 같은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면 충분히 지속가능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성공사례가 나오면 더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7년 설립된 종합 콘텐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는 ‘에이틴’, ‘연애플레이리스트’ 등 웹드라마의 대중화에 앞장서왔다. 유튜브 채널 ‘숏플리’를 통해 쇼츠 콘텐츠를 선보였고, 지난 2022년에는 편의점 CU와 ‘편의점 고인물’을 공동 제작해 유통업계 최초의 숏폼 드라마를 공개했다. ‘편의점 고인물’은 단기간에 3억 뷰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To. 엑스’, ‘동생의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女보스 男고 가다’, ‘이혼하고 나랑 놀래?’ 등 4편의 숏폼 드라마를 동시에 공개하고 있다.

(사진=플레이리스트)

플레이리스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일본 방송사인 후지TV와 협업을 맺고 숏폼 드라마 ‘남장 비서’를 한일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숏폼 콘텐츠에 있어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있고, 중국과 미국은 이미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박 대표는 플레이리스트가 해외 진출을 한다면 중국보다는 미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은 99%가 내수형이다. 한국을 포함한 해외 작품들이 중국에 역으로 들어가기에는 규제나 정책 등의 이유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미국향으로 출시한 것처럼 중국의 서비스들이 미국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성공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플레이리스트는 미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태원 플레이리스트 대표(사진=방인권 기자)

숏폼의 가장 큰 장점은 ‘제작비’다. 기존 드라마가 회차당 최소 7억에서 많게는 30억까지 투입된다면 50회차의 숏폼 드라마는 약 1억 가량의 예산이 든다.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작품을 만들고 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제작 환경의 규모,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한계와 괴리감도 있다.

박 대표는 “한 작품에 많은 장소, 많은 배우가 나올 수 없다는 걸 감안해서 찍는 것”이라며 “드라마의 기본적인 구성, 대본 기획, 사건 전개 방식, 결말, 캐릭터 빌드업, 전달 메시지 등이 기존 드라마와 다르다”고 말했다.

우려스러운 부분도 존재한다. AI, 딥페이크 등의 최신 기술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짧은 분량이고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특성 역시 저작권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플랫폼이 정의하는 가이드라인은 최소한의 규제 성격을 띄고 있다. 규제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플랫폼이 정의하는 포지셔닝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는 많은 유저들을 모으기엔 쉽겠지만 동시에 플랫폼의 퀄리티를 깎아내릴 수 있다.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이용자가 납득하기에 뚜렷하지 않은 모호한 영역은 많은 실험이 필요할 것 같다. 플랫폼도 민감하게 다뤄야 하는 게 필요하다”며 “딥페이크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시청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반면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내기가 힘든 상황에서 AI가 원하는 그림을 만드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시도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박태원 플레이리스트 대표(사진=방인권 기자)

글로벌 진출에 대한 생각을 묻자 박 대표는 “K드라마가 세계적으로 큰 유행이고 흐름이지만 여전히 미국 시장 내에서는 마이너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오징어 게임’같이 히트한 작품이 있기는 하지만 드문 사례”라고 짚었다. 그러나 그 틈을 파고 들어갈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또한 분명하다며 공장식, 자가복제가 아닌 K콘텐츠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스토리가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일련의 과정이 잘 이뤄졌을 때 ‘오징어 게임’ 같은 히트작이 나오는 것”이라며 “플레이리스트는 숏폼 영역에서도 그런 것들을 찾고 싶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아이템과 ‘이런 소재도 이렇게 풀 수 있다’는 대안을 보여주면서 포지셔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속도, 새로움, 퀄리티’라는 강점을 가진 플레이리스트의 목표는 무엇일까. 박 대표는 거듭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닌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플리’, ‘에이틴’ 그리고 ‘약한 영웅’을 만들 때도 플레이리스트는 그 전에 없던 걸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숏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시청자들을 위한 콘텐츠, 트렌디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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