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도 플랫폼도 "숏폼 없인 못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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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야 산다… 숏폼시장 뛰어든 콘텐츠 업체들
10분 이내 강렬한 몰입감
킬링 콘텐츠로 급부상
네이버 '클립' 이어 '숏텐츠'
OTT 티빙, 숏폼 라인업 구축
비글루·숏차·탑릴스·펄스픽 등
숏폼 콘텐츠 전용 플랫폼 등장

  • 등록 2025-01-23 오전 6:00:00

    수정 2025-01-23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10분 내에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는 숏폼(Short- Form·짧게 편집해 올린 동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트렌드이자 킬링 콘텐츠로 급부상하며 방송 미디어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코드네임B:국밥집요원들’ 포스터(왼쪽)과 ‘싱글남녀’ 포스터(사진=펄스픽)

숏폼의 장점은 누구나 쉽고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숏폼 콘텐츠는 요즘 소비자들의 ‘시성비’(시간 대비 효율성) 추구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지난달 3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주요 콘텐츠 1위는 숏폼(41.8%)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실시간 스트리밍을 넘어섰다. 주로 이용하는 OTT 서비스 유형에서도 숏폼이 70.7%로, 전년(58.1%)대비 큰 폭 증가했다.

숏폼은 인공지능(AI), 메타버스와 연계를 통한 콘텐츠 확장 가능성이 열려 있고 제작비가 낮아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도 적합하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숏폼 시장은 약 400억 달러(약 55조 원) 규모이고, 향후 5년간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벤처스는 국내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를 약 6500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사진=네이버 숏텐츠 탭)

급성장하는 숏폼 시장에 국내 콘텐츠업체들도 속속 발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숏폼 서비스 ‘클립’에 이어 숏폼 형태의 텍스트 콘텐츠인 ‘숏텐츠’를 선보이는 등 이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토종 OTT 티빙은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제작된 하이라이트 영상을 비롯해 2025년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예능 론칭을 목표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 전용’ 플랫폼도 등장했다. 스푼랩스의 비글루를 비롯해 △왓챠의 숏차 △폭스미디어의 탑릴스 △디앤씨미디어의 펄스픽 등이 대표적이다. 코미디언 김민경 주연의 ‘코드네임B:국밥집요원들’, 이동건·박하선 주연의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랑’ 등을 제작한 펄스픽은 숏폼 로맨스물을 시작으로 숏폼 콘텐츠의 대중화·상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제빵왕 김탁구’, ‘힐러’, ‘동네변호사 조들호’ 등의 히트작을 연출한 이정섭 PD는 제작사 스튜디오 달감을 설립해 숏폼 드라마 제작에 나서고 있다. 이 PD는 숏폼 드라마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높은 퀄리티의 IP(지식재산권)를 글로벌 OTT에 뺏기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다양성을 가진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다 보면 시청자들도 숏폼 콘텐츠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숏폼이 방송업계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시장에서 숏폼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됐지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시장의 규모나 이용자 수, 광고 비중 등에서 이미 성공 사례를 구축한 미국, 중국과 경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미 구색을 갖춘 대형 글로벌 플랫폼, 콘텐츠 제작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숏폼 특성상 소재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선정적· 자극적인 콘텐츠들의 난립, AI·딥페이크 등 최신 기술의 비윤리적 활용도 경계해야 한다. 이런 우려 지점들이 정부 규제 등을 통해 자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빠르게 레드오션화 할 수 있다”면서 “콘텐츠 전반의 품질 향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에선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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