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TOP30 출신 3명 격파
UFC 미들급 60위 수준 황금기
블랙컴뱃 블랙리스트 지원 권유
“지금도 1R 100초 경기는 가능”
한국 최대 종합격투기(MMA) 단체 해설자가 아직 현역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국제적인 레벨이었던 최전성기가 잊히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만하다.
블랙컴뱃 이둘희(36) 해설위원은 2013년 3분기~2014년 2분기 미들급(84㎏) 55점이 종합격투기 랭킹 시스템 ‘파이트 매트릭스’ 커리어 하이다. 55점은 현재 UFC 미들급 60위 및 상위 89.6% 레벨이다.
▲Pride 15경기 마쓰이 다이지로(53) ▲Sengoku 5경기 및 ONE Championship 1경기를 뛴 가와무라 료(44), 두 일본 강자를 꺾은 이둘희 해설위원이다. UFC, Professional Fighters Leaguer(이상 미국), 싱가포르 원챔피언십, Rizin(일본)은 빅리그로 묶인다.
프라이드는 2007년 UFC에 흡수되기 전 글로벌 넘버원 대회였다. 세계 2위 일본 종합격투기 시장은 프라이드가 몰락한 이후 2010년대 초반까지 센고쿠와 Dream, 두 단체가 양분했다.
마쓰이 다이지로는 ‘파이트 매트릭스’ TOP20, 가와무라 료는 30위 안에 들었던 라이트헤비급(93㎏) 월드클래스다. 이둘희는 2010년 4월 마쓰이를 일본 원정경기, 2013년 6월 가와무라를 한국 홈경기로 넘었다.
2009년 11월 일본 도쿄 고라쿠엔홀에서는 ‘파이트 매트릭스’ 헤비급 세계랭킹 8위 출신 야나기사와 류시(53)한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2015년 3월 이후 출전이 없어 사실상 은퇴로 여겨지기에는 아까운 이둘희다.
블랙컴뱃은 1144일(3년1개월20일) 만에 ‘파이트 매트릭스’ 세계랭킹 선수 45명을 보유한 아시아 12위 및 글로벌 30위 규모 종합격투기 단체로 성장했다. 박평화 대표는 MK스포츠 및 유튜브 채널 ‘이교덕 GOAT’와 인터뷰에서 베테랑을 위한 무대를 구상하고 있음을 공개했다.
나이가 적지 않아 5분×3라운드를 다 뛰는 것은 어렵고,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체력적인 준비를 하기는 벅차지만, 짧은 시간 동안은 여전히 상당한 실력을 발휘한다. 경험과 명성을 겸비한 이런 노장들을 일반적인 시합의 틀을 벗어나 활용할 수 있다면 대회사도 이득이다.
블랙컴뱃 공식 랭킹에는 15분 프로 경기와 별도로 이벤트 매치를 위한 ‘언더그라운드’ 부문이 있다. 다름 아닌 박평화 대표 본인이 챔피언이다. 유명한 옛 스타들이 라운드당 1~3분을 노련하게 소화하는 것은 충분한 볼거리가 될 수 있다.
타격과 그라운드를 오가며 다양한 기술을 써야 하는 MMA 규정이 부담스럽다면 상대와 합의 혹은 대회사에 요청하여 킥복싱, 복싱 등 허용 범위가 좁은 방식으로 겨루면 된다. 블랙컴뱃 언더그라운드는 이런 시도를 해도 부자연스럽지 않은 이미지다.
2025년 3월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는 제2대 로드FC 라이트급(70㎏) 챔피언 권아솔(39)이 사흘 전 무릎 안쪽 인대가 찢어진 초대 로드FC 헤비급(120㎏) 챔피언 김태인(32)을 대신하여 세키노 다이세이(25·일본)와 대결한 메인이벤트가 열렸다.
이둘희 해설위원은 MK스포츠 인터뷰에서 “지금도 로드FC 파이터였다면 체급도 그렇고 권아솔보다는 내가 뛰는 것이 여러모로 낫지 않았을까”라며 여전히 선수로 활동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블랙컴뱃은 2024년 5월부터 기량과 경력이 우수한 프로 인재를 대상으로 영입 콘텐츠 ‘블랙리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둘희 해설위원은 “내부자라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지원을 권유받았다”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았다.
2025년 4월 현재 블랙리스트는 한국 8명 및 일본 1명이다. 블랙컴뱃이 계약한 9명 중에는 이둘희보다 ‘파이트 매트릭스’ 최고점이 낮은 3명도 있다. 블랙컴뱃이 이둘희 해설위원에게 프로젝트 원서를 내보라고 한 것이 이상하지 않다.
이둘희는 조선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가 되어 건강운동관리사, 전문스포츠지도사 등 국가 공인 자격증 관련 강의와 트레이너 등 블랙컴뱃 해설위원 외에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하는 일이 바빠 5분×3라운드 종합격투기 출전 준비는 어렵다”라고 인정했다.
로드FC 권아솔 해설위원은 본인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한 1라운드 100초 방식의 ‘파이터 100’을 프로 대회를 열 정도로 성공시키고 있다. 이둘희 해설위원은 “100초 시합이면 지금 운동하는 체력으로도 실전 감각을 다시 찾는 노력만 하면 된다”라며 뛸 수 있다고 밝혔다.
‘파이터 100’은 BreakingDown을 모방한 콘텐츠다. 공식 SNS 및 유튜브 채널, 총 6개 계정 구독자 651.5만을 보유한 일본 격투기 슈퍼스타 아사쿠라 미쿠루(33)가 설립한 ‘브레이킹다운’은 1분×1라운드 경기가 인기다.
이둘희 해설위원은 “아사쿠라 미쿠루와 브레이킹다운 제작진이 잘 생각한 것 같다. 라운드당 1분이면 현역 프로 파이터뿐 아니라 다양한 참가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싸우는 것이 가능한 만큼 시청자의 흥미를 끌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블랙컴뱃 박평화 대표는 “이둘희 해설위원이 중계만 하지 않고 시합도 한다면 나 역시 좋다”라고 환영했다. 김경원 링아나운서 겸 마케팅 팀장은 “대회사에도 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꾸준히 어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블랙리스트 최전성기 P4P 랭킹
1위 차정환 163점
2위 김재웅 112점
3위 남의철 106점
4위 김대환 75점
5위 다케나카 다이치 72점
6위 진태호 56점
7위 이도겸 52점
8위 오호택 50점
9위 정한국 45점
* 이둘희 해설위원 55점
[경기도 오산=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