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에 '핵농축 20년 중단' 등 요구 조건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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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에 '핵농축 20년 중단' 등 요구 조건 제시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장기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핵심 요구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의 논의 내용을 토대로 미국이 이란에 요구하는 종전 조건을 정리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20년 중단,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핵시설 해체, 지하 핵 활동 금지, 모든 농축 핵물질 반납, 핵무기 개발 포기 약속, 이란 내 핵 사찰 허용과 위반 시 제재,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은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이다. 협상 과정에서 12~15년 농축 유예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은 당초 계획대로 20년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 전량 반납도 미국 측 요구에 포함됐다. 미국은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440kg뿐 아니라 20% 농축 우라늄과 5% 이하 저농축 우라늄도 향후 핵 프로그램 재건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미국은 자국의 해상봉쇄 완화와 맞물려 이란이 단계적으로 봉쇄를 풀고 최종 합의 시점에는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물류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만큼 협상 결과가 국제유가와 글로벌 공급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요구 대부분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베흐남 사에디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란의 협상 레드라인으로 우라늄 농축 권리,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대이란 제재 완전 해제, 동결 자산 해제 등을 제시했다. 사에디 부위원장은 미국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협상은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란 측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인도, 주요 핵시설 폐쇄, 20년간 핵농축 중단을 선제적으로 확약하라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대안으로 고농축 우라늄 일부를 희석하고 나머지는 러시아 등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 10~15년간 농축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내부에서도 강경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의사 결정권자로 거론되는 아흐마디 바히디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미국과의 협상에 회의적인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이란은 우선 종전 협상의 큰 틀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이후 3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세부 의제를 협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핵농축 권리와 호르무즈 통제권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실제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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