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빼고 다 뭉친다"… 글로벌 무역 '새판 짜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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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으로 지친 주요국들이 새로운 자유무역 협정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합류를 검토하고 있다.

EU의 CPTPP 가입은 미국이 빠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 지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영국도 인도와 양자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도 CPTPP 가입을 위한 움직임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새로운 통상전략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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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무역질서 교란에
EU, CPTPP로 돌파구 모색
통합시 세계 GDP 31% 차지
韓·中·태국도 가입 대기 중
英은 인도와 FTA 타결 목표
美 부당한 관세 경고 보내고
무역 '운동장 넓히기' 안간힘

사진설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전쟁에 질린 주요국들이 새로운 자유무역 짝짓기에 나서고 있다.

당장 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 유럽연합(EU)이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합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U가 CPTPP에 가입하면 미국이 빠진 세계 최대 규모의 새로운 교역 연대가 닻을 올리게 된다. 이에 더해 영국은 인·태 지역 핵심인 인도와 연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추진 중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집행위원회 고위급 관리들과 외교관 전언을 토대로 EU가 CPTPP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상호관세로 세계 교역질서에 격변을 일으키자 미국발 질서 붕괴를 막고 유럽산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경제 운동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FT에 해당 사안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선을 그었지만 CPTPP 회원국과 EU 간 구조화한 협력을 검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논의가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CPTPP와 EU 경제권이 상품과 서비스 장벽을 없애는 통 큰 결단에 나선다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1%에 육박하는 초거대 자유무역지대가 출현하게 된다. 미국이 빠진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에 혼합된 세계 최대 '무역지도'가 그려지는 것이다.

2018년 일본이 주도해 출범시킨 CPTPP는 호주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영국 베트남 브루나이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99%의 상품관세 철폐를 목표로 한다. EU는 이들 회원국 중 이미 9개국과 양자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지만 CPTPP에 추가 참여하려는 대기자 명단에 중국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EU 입장에서는 더 매력적인 선택지다.

회원국 중 현재 EU 참여를 적극 지지하는 나라는 뉴질랜드·캐나다·싱가포르다. 여기에 일본도 '조용한 지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전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느릿한 EU의 (트럼프 취임 후) 지난 3개월간 움직임을 보면 규칙에 기반한 무역질서를 지키려는 노력이 절박하게 이뤄졌다"며 "(CPTPP 가입이) 일어나려면 올해 안에 상당히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EU는 트럼프 관세전쟁 이후 중국과도 과거 중단한 포괄적 투자협정을 재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사안이 EU에 절실해진 배경에는 비단 대미 수출시장 완충 효과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전쟁 휴전 논의 과정에서 미국의 '유럽 패싱'에 대한 각성도 작용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 러시아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게 필수라는 판단이다.

영국도 인도와 양자 FTA를 추진하고 있으며 수개월 내 협상을 타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와 함께 단절된 EU와 걸프 국가들뿐 아니라 한국과 진일보한 무역 합의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유럽이 태세를 전환하면서 한국도 CPTPP 가입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질지 주목된다. CPTPP 발효 4년 뒤인 2022년 한국은 가입 추진을 결정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한파 일본 경제학자인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작년 말 국내 한 학술행사에서 "경제안보가 강화되고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는 등 세계 경제가 부정적인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한일 간 협력을 강화하면 이런 추세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CPTPP 참여를 당부한 바 있다.

그간 한국이 강점을 보였던 '양자 FTA'에만 집중하지 말고 일본처럼 세계의 미들파워(중견국)로서 여러 나라와 다양한 협력을 키우는 새 통상전략을 지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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