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협상 교착 … 미중 정상회담서 돌파구 찾나 [화정인사이트 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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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포기·호르무즈 해협 놓고 팽팽한 대립
금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해법 여부 초미의 관심
국제 질서 및 에너지 수급 재편 논의 할 듯

화정평화재단은 5월 7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이란 전쟁 종전과 미중 정상회담’ 을 주제로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화정평화재단은 5월 7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이란 전쟁 종전과 미중 정상회담’ 을 주제로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로의 이견을 굽히지 않고 힘겨루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제 세계의 시선은 종전 이후 질서 재편과 이번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에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는 7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이란 전쟁 종전과 미중 정상회담’을 주제로 연구위원 토론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양국이 종전 협상에 합의하더라도 향후 두 나라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완벽한 승리를 하지 못한 부담감, 이란은 강온건파 대결로 인한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번 주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은 두 강대국의 이해관계와 새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전 국방부 차관),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토론을 벌였다.

● 종전 핵심 의제에 합의 쉽지 않을 듯

김인한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 미중 정상회담 전에 미국과 이란 양측이 한 페이지 정도 분량의 합의가 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미-이란 간 드라마틱한 돌파구가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회담 재개 틀이 만들어졌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포인트로 하나는 핵 문제로 이란 핵 활동 중단을 몇 년으로 할지 이미 만들어진 핵 물질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란이 주장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를 어떻게 해결할지와 종전 이후 ‘항행의 자유’를 누가 어떻게 보장할지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이견이 클 것이고 디테일 속에 숨어 있는 악마가 있기 때문에 완전한 타결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이란도 비대칭 전략으로 미국을 효과적으로 괴롭히고 있는 것은 맞는데 저강도 전력으로 전쟁 판도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물론 미국도 상황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무기 수급과 물가 상승 압력이 커가고 있고 11월 중간 선거가 있으니 트럼프도 빨리 마무리 하고 싶을 겁니다. 문제는 종전의 장애물인데 이란 내부적으로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누가 협상을 주도하는 지 확실히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주는 종전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굉장히 정치적 계산을 할 겁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신범철 :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단기전 작전계획과 공중전 작전계획 방식으로 전개했다고 봅니다. 미국 발표에 따르면 1만 5천개 표적이 있고 2500개 정도 남겨 두었다고 합니다. 이는 트럼프가 마지막 협상에서 활용하려고 전력 및 도로 등 사회 간접 시설과 원유 시설 등으로 폭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저항이 트럼프 예상보다 거셌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컸습니다. 4월 말 미국도 역공세를 펼치면서 다시 주도권을 가져 올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었습니다. 지금 트럼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6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약 440Kg을 반출할 수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미국 국내적으로 이란 전쟁의 효용성을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될 겁니다. 다만 이란 측에서 시간 끌기 협상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 답을 얻을지 불투명 합니다. 동시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MOU 형식으로 큰 틀에서 합의하고 세부 합의는 앞으로 계속해 간다는 방식으로 양측에서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을 향해 가는 과정인 것은 분명하지만 깔끔한 마무리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 큰 틀에서 합의 후 세부는 계속 논의?

김인한 : 한편 이스라엘의 위상이 참 곤란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전쟁의 정당화가 이란 핵물질과 핵 능력 제거인데 그런 방식으로 합의하고 앞으로 계속 논의해 간다면 대외적으로 이스라엘이 실질적으로 얻은 게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미국과 트럼프 행정부도 이스라엘의 정보 능력과 미국의 득실을 냉정하게 평가 할 기회가 될 겁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

신범철 : 트럼프 대통령이 방향 전환을 하는데 역공세는 신의 한수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선들의 탈출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은 조금 성급했습니다. 이 작전이 성공하려면 전략 거점 및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7개의 섬 중 중요 섬을 점령하고, 구축함을 통해 혹시 모를 미사일이나 드론 방어망을 구축해서 포위를 해야 2천여 척의 선박이 안전하다는 인식으로 빠져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 공유와 아주 제한적 군사지원으로 선적국이나 해운사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김인한 : 미국이 전반적으로 초기 군사 작전 이후 뭔가 조급하다는 것과 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라는 인상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프리덤’이라고 했을 때 적어도 미국이 대외적으로 공공재 제공을 계속 한다라는 인상을 주었어야 했는데 이란의 공격을 받고 약간 축소하거나 봉쇄를 중단하여 불안정한 신호를 주었습니다. 중동국가 특히 바레인이나 UAE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한권 : 미국은 힘의 투사력을 예상보다 오랜 시간 유지하는 비용과 국내 정치·경제적 부담이 증가해왔고, 이란 또한 정치적 분열과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종전의 필요성은 높아져 왔습니다. 주변국들은 물론 국제사회도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 되어야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대외적인 압박도 커졌습니다. 트럼프는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미-이란 종전 합의에 이르고 유리한 상황에서 중국과 협상을 하려고 할 겁니다. 미-이란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상당히 감소했지만, 양국이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 것인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이란 내 온건파와 강경파가 충돌하고 있고 설사 합의가 된다 하더라도 합의를 주도한 온건파가 혁명 수비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를 제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미국도 불완전한 합의를 통해 이란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푼다면 사실상 전쟁을 승리하지 못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향후 국제사회 리더십과 11월 중간선거에서 큰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현재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와 무역 통로가 정상화되어 경제적 이득은 물론 중재자 역할을 통해 국제사회에 새로운 리더십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종전 이후 중국의 강점과 약점을 어떻게 정리해 가느냐가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중 중국이 과연 새로운 국제질서의 리더십 및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그간 중국은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비판하며 다자주의를 강조해 왔고 많은 나라들이 다자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높아진 점은 중국에게 유리한 점으로 생각됩니다.

● 미국 리더십 단기적 퇴조냐, 구조 변화냐

동시에 약점 극복은 과제입니다. 첫째, 힘의 투사력입니다. 올 1월 베네수엘라 마두로 부부의 체포와 이란이 일방적으로 미국의 공격에 당하는데 상황에서 중국이 보여준 대응은 외교 및 경제적 지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중국의 주요 우방국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국제사회 주요 현안과 관련하여 미국에 대응하는 힘의 투사력에는 한계가 있음이 나타났다고 봅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전통적 우방국은 미중 사이에서 자신들의 전략적 위치를 어떻게 조정할지.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물리적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지 고민이 클 겁니다.

또한 중국은 국제사회 에너지 공급망의 변화 가능성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가 고민일 겁니다. 기존엔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 등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 제제를 받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매우 싼 값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들여왔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기에 급히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내외적 상황을 배경으로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자국의 의도대로 합의에 이를지 또한 향우 이란 뿐만 아니라 우방 국가들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지켜봐야 합니다.

김인한 : 미국의 리더십과 함께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우방국들에게 구체적으로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적어도 중국은 자신의 이익이 일단 중요하고, 미국과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으며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하라’는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미국과 파트너 관계의 신뢰약화를 경험하고 있는 국가들에게는 딜레마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캐나다와 여러 중견국이 중국에 대해 우호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힘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나라는 아직 미국 밖에 없구나 라고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김한권 : 중국은 미국의 리더십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즉 미국의 리더십의 퇴조가 단기적 현상인지 아니면 미국 내 속칭 트럼프즘(Trumpism)에 의한 구조적인 변화인지 주의 깊게 분석하고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1기 때, 나토를 무시하고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 동맹과의 관계를 경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때 중국은 동맹 네트워크 틈을 파고들려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오면서 다시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외치면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포함한 가치와 체계에 기반을 둔 다자간 국제 규범과 질서를 강조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미국의 리더십 유지가 아직은 자국의 국익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은 미국 리더십 퇴조 현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행동과 결정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생각하며 향후 조정이 가능하고, 안보 네트워크가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는 점을 중국도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인한 : ‘남의 실수, 적의 실수는 최대한 즐겨라’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 시진핑이 과연 웃고만 있을까라고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란 전쟁을 거치면서 중국 약점이 의도치 않게 많이 노출된 상황입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란 외무상 중국으로 날아가 회담하고 중국이 ‘빨리 종전해라’라고 하는 압력을 보이고 있으며 파키스탄과 함께 중재국 역할을 하고 있으니 외교적 위상이 올라갔지만, 동시에 전쟁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중국도 힘들다’라는 계산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강대국간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려고 할 겁니다.

김한권 : 중국도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가 존재합니다. 이에 두 가지 대응을 보이고 있는데 먼저 중동과 남미에서의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가장 좋은 파트너는 러시아입니다. 그동안 러우 전쟁 상황에서도 중국은 저렴하게 러시아 원유를 구입했는데 계속 이어질지는 의문입니다. 전략적으로도 러시아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지면, 파트너이자 경쟁자인 중러 양국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겁니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으로 다변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에너지가 더욱 필요해지는 AI 경쟁 상황에서 좋은 가격으로 충분히 공급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두 번째, 중국은 신재생에너지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표현으로 ‘동수서산’이라고 동쪽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서쪽에서 계산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위해 서부 지역에 클라우드 기지와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해 많은 전력을 공급해야 합니다. 현 상황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어느 정도 보완을 해줄 수 있지만, 문제를 충분히 해결했다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면 미국은 자체적으로 많은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에너지 공급망 문제를 원만히 풀기 위해서라도 이란과 또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문제를 조속히 합의에 이르도록 종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겁니다.

● 독일 주둔 미군 철수 즉흥 아닌 전략적

신범철 : 미-이란 전쟁 과정에서 자료를 찾아보니 중국의 에너지 자급률이 80% 정도로 생각보다 높습니다. 중국은 중동산 원유의 비율이 우리처럼 60~70% 퍼센트가 아닙니다. 중국 에너지원 중 원유가 15%인데, 그중 중동산이 몇 프로인지를 봐야 합니다. 과거 중국은 이란과 UAE나 사우디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에서도 갖고 왔습니다. 러시아와 이란은 에너지 안보의 문제도 있지만 사실 비용 문제가 컸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란 문제가 중국 전체 에너지 수급의 1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이 점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중동 에너지와 중국이 생각하는 중동 에너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중국은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국력을 낭비하는 것을 인태지역에서 전략적 이익으로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중국도 나름대로 중재 역할을 하고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러한 노력은 표면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유럽 국가들이 미국을 돕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트럼프는 자신의 국가 안보 전략상에서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계획과 군사적 우선순위를 담은 ‘글로벌 포스처 리뷰(GPR)를 앞당겨 실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안보전략서(NDS)와 국가안보전략(NSS)를 보면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지역문제와 관련, 미국이 우선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을 완전히 피합니다. 러시아 위협은 유럽 국가가, 이란의 위협은 중동 국가가 그리고 북한의 위협은 한국이 그리고 중국의 위협은 미국이 우선적으로 억제력을 강화한다가 기본전략입니다.

트럼프의 이런 인식과 고민 속에서 독일이 상당히 강한 발언이 나왔고 트럼프는 바로 독일주둔 미군 5천명 감축 카드를 꺼냈습니다. 독일주둔 미 지상군이 2만 명인데 5천 명 줄이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상징적으로 미국에 저항하는 독일을 징벌하는 차원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전략적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전쟁이 촉매제가 되었지 이란 전쟁으로 이 전략을 새로 수립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는 중국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를 떼어 놓아야 한다는 전략적 목표가 있습니다.

● AI시대 에너지 공급망 확보에 사활

김한권 : 앞서 언급해주신 중국의 에너지 자급률 및 한국과 중국이 가진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에 대한 현실이 다르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다만 중국의 에너지 공급망과 관련,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입도 포함되지만 에너지 공급으로 인한 산업 생산력 또한 연계되어 있습니다. 만약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이와 연계된 중국 내 산업에 충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도 경험했던 나프타가 있는데 중국이 현재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석유화학 분야의 다양한 품목에서 공급망 및 생산 원가에 변화를 겪을 수 있습니다. 에너지 공급망 변화는 경제 분야는 물론 파급효과까지 생각하면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이 석탄 재고량이 많기 때문에 석탄을 사용해 에너지 자급률을 조금 더 높일 수는 있지만, 석탄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계속 써왔고 환경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단기적 처방은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석탄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중국 지도부의 입장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또한 AI 시대에 미중 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며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수입 가격 및 충분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중국은 미국과의 미래 첨단 산업과 경제 안보 분야 경쟁에서 필수적인 원활한 에너지 공급에 우려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에너지 공급망 문제는 중요한 현안 중 하나일 겁니다.

김인한 : 그동안 트럼프가 과도하고 불필요한 분쟁에 개입을 안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베네수엘라나 이란 전쟁을 보면 깜짝 놀랍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과거 미국은 군사력 사용, 지도부 제거 및 점령, 정부 교체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지도부 제거 이후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과거처럼 민주주의 이식과 수출에는 관심없이 골치 아픈 곳이나 지도자가 친 미정권이 되어 이익에 부합하면 된다는 식으로 현실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등장할 때부터 중국이 최대의 타겟이 될 것이고 미중 간 긴장 일변도가 될 것이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난 2년을 보면 생각보다 관계가 좋습니다. 이유는 분명 중국은 중요한 타깃이지만 미국내에서 ’우리 배를 흔들지 말자‘ 즉 현상 유지를 하자라는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지난해 트럼프는 관세문제로 굉장히 바빴고 현재는 국내외 문제가 산적해 있다 보니 일종의 ’전략적 휴지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많은 의제가 대화 테이블에 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트럼프 입장이라면 강대국과 강대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것과 경제 문제의 경우 세일즈맨으로서 미국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미국판 ’도광양회‘ 그러나 힘겨루기 지속

신범철 : 트럼프 1기 때와 트럼프 2기 때 중국에 대한 발언의 수준이 다릅니다. 1기 때 교훈을 참고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판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필요한 역량을 먼저 쌓는 데 중점을 두고 첨단 산업을 미국으로 유치하려고 합니다. 또한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 농산물 수출 등을 매끄럽게 진행하면서 국내 정치적 역량을 쌓기 위해 전략적 행보가 필요합니다. 즉 시진핑과 좋은 관계를 강조하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은 정상회담 아젠다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안보 차원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 트럼프는 중국이 원하는 것 즉 ’대만 독립하지 말아라‘를 해줄 있느냐가 정말 중요한 이슈로 중국은 생각할 겁니다. 경제 문제에서 우리는 관세와 수출 통제 등에 관심을 보이지만 사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얼마나 사줄 것이냐 하는 부분도 관심을 둘 겁니다.

화정평화재단은 5월 7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이란 전쟁 종전과 미중 정상회담’ 을 주제로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화정평화재단은 5월 7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이란 전쟁 종전과 미중 정상회담’ 을 주제로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김한권 : 미국의 농축산물 수출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협상 카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혁 개방 시기 경제적 이익과 전략적 이익이 충돌하면 경제적 이익을 선택 했는데 시진핑 시기 특히 미중 전략적 경쟁 이후로는 전략적 이익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의 국가 전략과 관련하여 2025년 11월에 NSS와 올해 1월 NDS를 살펴보면 중국에 대해 썼던 표현들이 완화 되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1기의 국가전략서들이 중국에 대해 체제와 이념, 경제적으로 불공정 행위 등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왔다면 현재는 대립(Confrontation)보다는 균형과 억제(Deterrence)에 무게를 두는 정책적 변화를 분명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미중은 겉에서는 완만한 관계로 보이지만 물밑에서의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면이 완만해 진 것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전략을 재검토 하고 힘의 재정비 차원에서 신중해진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도 오래전부터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을 해왔습니다. 중국은 대미관계에서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공영이라는 3원칙을 견지하며 미국과의 경쟁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 미래에 미국을 앞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중국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려고 하지만 역내에서 자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간다면 트럼프 2기가 언급했던 ’적합한 평화(a decent peace)‘에 엄중한 도전요인이 될 겁니다.

미국은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중국 영향력을 억제하고 균형을 이루려고 합니다. 만약 중국이 지금처럼 계속 움직인다면, 미국은 명확한 집단안보 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미국이 원하는 대로 중국이 자발적으로 군사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긴장은 계속 높아질 것입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시적으로 합의되는 부분들과 서로의 당면한 대내외적 요인에 의해 전략적 양보 또는 전략적 합의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미중은 긴장 고조 속에 힘겨루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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