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참 쉽죠”라는 말로 유명한 미국 화가 밥 로스의 작품들이 최근 경매 시장에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미술 시장 침체 속에서도 밥 로스에 대한 추억과 작품의 희소성으로 투자자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뉴욕 본햄스 경매장에 3만달러에 나온 밥 로스의 그림은 경매가 시작하자마자 온라인 입찰에서 8만5000달러(약 1억2500만원)로 치솟았다. 최종적으로 그림은 19만달러에 팔렸다. 이날 경매를 진행한 다른 그림도 1점은 22만 달러 나머지 2점은 각각 16만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최근의 미술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풍경이다. 최근 경매 시장은 ‘K자형’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UB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00만달러 이상의 고가 작품과 5000달러 미만 작품은 판매량은 유지됐지만 중간 가격대 작품의 매출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밥 로스에 대한 추억이 그림의 가치를 높인다고 봤다. 밥 로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는 아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그를 “가장 사랑받는 화가”라고 짚었다.
밥 로스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미국 공영방송 PBS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도 EBS ‘그림을 그립시다’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다. 25분 분량의 방송에서 그는 특유의 풍성한 머리와 차분한 말투로 그림 한 점을 완성하며 시청자들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쳤다.
단순히 그의 그림 기법 때문에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다. 밥 로스는 그림을 그리며 삶의 철학에 관해 이야기했다. “좋은 시절이 왔다는 것을 알려면 가끔은 약간의 슬픔도 있어야 한다”, “실수는 없고 행복한 우연만 있을 뿐”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투자 목적뿐만 아니라 작가와의 감정적 유대에 기반해 작품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본햄스 갤러리에 그의 작품을 감상하러 온 한 관객은 블룸버그통신에 “솔직히 말해 그림이 아주 아름답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내 또래의 모든 성인에게 이 그림들은 자신의 역사 일부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본햄스 측은 그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자신도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수년 동안 시장에 나온 밥 로스의 작품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도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PBS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그는 총 1140점의 그림을 완성했다. 403개의 에피소드마다 촬영 전 참고용으로 한 번 그리고 방송용, 교재용으로 한 그림마다 세 개의 버전을 그렸다.
이런 그림 중 진품 검증이 가능한 작품은 드물다. 시청자에게 그림을 그대로 따라 하도록 가르친 만큼 수천 점의 모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밥로스 주식회사(BRI)가 직접 판매한 작품이 아니라면 진위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BRI는 앞으로 몇 년간 단 30점만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낙찰자는 유튜브를 통해 밥 로스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장면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 마크 볼팅하우스 감정사는 “만약 피카소가 그림 그리는 장면을 TV 프로그램으로 직접 볼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며 “이런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은 밥 로스뿐”이라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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