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르세날레에서 개막한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에는 유독 미디어아트 작품이 많았다. 전시장 곳곳에서 천장에 달린 스크린부터 높이 4m에 달하는 대형 화면, 관객을 사방으로 둘러싸는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본전시에 참여한 유일한 한국 작가 요이(본명 류용은·사진)의 영상 작업 ‘숨 오케스트라’는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은 작품 중 하나였다. 두 개 스크린에서는 각각 제주 현무암 지대를 배경으로 새하얀 옷을 입은 어린 여자아이들이 휘파람을 부는 모습, 주름진 얼굴의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깊은 잠을 자는 모습이 펼쳐졌다. 깊이 숨을 참았다가 내쉬는 소리가 배경에 깔렸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요이는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숨 오케스트라는 지난 3년간 진행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오브디자인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예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뉴욕에서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했다. 끊임없이 일만 하다 번아웃을 겪은 뒤 2021년 제주도로 이주했고, 이후 해녀의 삶을 작품과 연결하는 작업을 해왔다.
“베네치아비엔날레 큐레이터팀에서 이전에 한 작업 ‘ACT1’을 보고 연락을 주셨어요. 소속된 갤러리도 없어서 제가 직접 소통했어요. 첫 작업은 그야말로 스케치 작업처럼 했던 거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실감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꿈의 무대’로 통하는 비엔날레에 이름을 올리게 돼 무척 영광스럽습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숨 오케스트라는 아르세날레 전시장에 맞춰 설치한 버전이다. 사운드와 영상, 드로잉을 결합해 관객이 ‘숨을 쉬는 구조’를 체감하도록 했다. 소리는 댄서와 퍼포머들이 해녀들의 숨 사이클을 따라 하며 녹음한 것이다. 제주 어린이들이 해녀의 숨비소리처럼 휘파람을 부는 영상, 바닷바람을 피해 언 몸을 녹이는 쉼터 ‘불턱’에서 낮잠을 자는 해녀들의 얼굴을 각각 영상으로 배치했다.
요이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해녀’ 하면 떠오르는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통 해녀 하면 검은 해녀복을 입고 물질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해녀들과 생활해 보니 해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들끼리의 강력한 연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녀들은 서로의 안전을 살피는 ‘물벗’ 없이는 절대 바다로 나가지 않아요. 각자 집이 있어도 회관에 모여서 음식을 나눠 먹고, 낮잠을 같이 자고, 누구보다 섬세하게 서로를 챙깁니다. 이 끈끈한 유대로 다져진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진짜 해녀를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베네치아=강은영 기자 qboom1@hankyung.com

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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