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동 사진관'에 쓰여진 기사는 한국경제신문 지면에 반영된 기사를 정리했습니다.
문형배·이미선 6년 임기 마치고 퇴임
18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6년의 임기를 끝으로 퇴임했다.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헌재 재판관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당분간 다시 '7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후임과 관련해서는 오는 6월 3일 대선 이후 차기 대통령이 지명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헌재 결정 존중 필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18일 오전 11시께 퇴임식에서 “헌재 결정에 대한 학술적 비판은 당연히 허용돼야겠지만, 대인논증 같은 비난은 지양돼야 한다”며 퇴임사를 발표했다.
문 대행은 “흔히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선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해결이 무산됨으로써 교착상태가 생기면 이를 해소할 장치가 없다고들 한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설계에 따르면 헌재가 권한쟁의 같은 절차에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하고 헌법기관이 이를 존중함으로써 교착상태를 해소할 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성과 타당성이 갖춰진 헌재 결정이 나오려면 재판관 구성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남겼다.
판사뿐만이 아니라 실무 경험이 많은 헌법연구관이나 교수도 재판관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문 대행은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쟁점을 검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선 재판관 "국가기관, 헌법 무시할 때 사회 질서 흔들려"
문 대행과 함께 퇴임한 이미선 재판관은 “재판관으로 근무하며 마음속에 무거운 저울이 하나 있다고 생각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 중요 사건 심리 과정에서 느꼈던 압박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 재판관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의 수명 재판관으로, 쟁점 정리를 도맡았다.
이 재판관은 “매 사건 저울의 균형추를 제대로 맞추고 있는지 고민했고, 때로는 그 저울이 놓인 곳이 기울어져 있는 건 아닌지 근심하기도 했다”면서 “그 저울의 무게로 마음이 짓눌려 힘든 날도 있었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헌법재판의 기능이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이날 문 대행과 이 재판관의 퇴임으로 헌재는 7인 체제가 됐다. 헌재법에 따르면 7인으로도 주요 사건 심리는 가능하다.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재판관 임명 순서에 따라 김형두 재판관이 맡게 된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