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작가 신작들부터
줄리언 반스 마지막 소설 등
새해 해외 기대작 줄지어 출간
은희경·천명관·성해나 신작과
'대거상' 윤고은의 새 소설도
김혜순 시론집도 상반기 선봬
문학은 언제나 현실보다 먼저 도착한다. 문학은 징후의 예술이며, 인간과 세계를 극단까지 밀어붙임으로써 현실보다 먼저 우리 앞에 선다. 뚜렷한 중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내일을 호출한 작품들이 대거 출간된다. 우리가 딛고 선 땅의 기울기와 온도는 어떠한지를 질문하는 작품들이 독자와 만날 채비를 마쳤다.
상반기 기대작은 작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신작 두 편으로 '헤르쉬트 07769' '죔레가 사라지다'다. 그의 대표작 '사탄탱고'가 1980년대 작품인 것과 달리, 두 작품은 상대적으로 근래 작품이다. '헤르쉬트 07769'는 중심인물 플로리안 헤르쉬트가 청소업체로 보이는 조직에 발을 들이는 이야기인데, 이 조직은 청소업체가 아니라 극우 네오나치와 유관한 네트워크였다. 탱고의 6대6 대칭성('사탄탱고'), 베르크마이스터 평균율('저항의 멜랑콜리') 등 상징기법을 소설에서 자주 차용했던 작가는 이번엔 '물질과 반물질 불균형성'을 다룬다. '죔레가 사라지다'는 죔레란 이름의 개가 실종되는 줄거리로, 작은 동물을 잃어버린 사건을 통해 '되찾을 수 없는 것'과 실존을 질문한다.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엠푸사'는 그의 노벨상 수상 이후의 첫 작품으로, 20세기 초 결핵 요양원을 찾은 보이니츠가 환자들의 여성 혐오와 자기모순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요양원에선 남성들의 의문의 죽음이 이어지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결핵'이 아니었다.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고딕 호러로 다룬 이 소설의 키워드는 '간성인(intersex)'인 것으로 전해진다.
줄리언 반스의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그의 마지막 소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주목을 요한다. 반스는 2022년 이 소설의 출간 이후 외신 인터뷰에서 "더 이상 소설을 써야 할 내적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바 있다. 소설은 화자 닐이 "다수에 맞서는 소수의 사유"를 강조하는 강사 엘리자베스를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엘리자베스가 사망하면서 둘은 스승과 제자가 아닌, 그렇다고 연인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관계의 끝을 맺게 되는데, 닐은 엘리자베스가 남긴 글에서 '다수의 신념에 저항하다 대가를 치러야 했던' 배교자 율리아누스를 발견하게 된다. 매년 노벨상 1순위로 거론되는 찬쉐의 '미로', 켄 리우의 '우리 눈에 비친 모든 것', 천쓰홍의 '셔터우의 세 자매', 류츠신의 '초신성 기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영혼의 왈츠'도 출간된다.
한국문학도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구조의 문제를 소설화할 조짐이다. 중견 소설가들의 신작은 기대감을 높인다. '빛의 과거' 이후 7년 만에 장편소설을 출간하는 은희경은 이 소설에서 60대 자매를 통해 노년의 삶을 묘사하고, 올해 등단 30주년을 맞은 조경란의 신작도 출간이 예정돼 있다. 편혜영, 배수아, 정지아, 이기호, 백가흠 등의 소설도 독자와 만난다. 또 지난해 소설집 '혼모노'로 한국문학의 체온을 끌어올렸던 성해나의 신작 소설집이 출간되고,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로 단번에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김기태의 첫 장편소설도 출간된다. 천선란, 김멜라, 함윤이, 김화진, 한유주 등의 소설도 출간이 예정돼 있다.
특히 윤고은의 새 소설에 눈길이 간다. 한국 최초의 대거상 후보였던 윤고은은 새 장편소설을 출간한다. 또 부커상 최종후보,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정보라의 SF연작소설도 출간을 앞뒀다. 또 '고래'로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천명관은 10년 만에 장편소설을 낸다.
한국문학 거장들의 새 책도 반갑다. 김혜순의 시론집 '공중 복화술', 최승자의 시선집이 출간된다. 이문재, 조은, 하재연, 이원 등은 시집을 출간한다. '인센디리어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국계 작가 권오경의 신작도 준비돼 있다.
최고 기대작인 한강의 신작 출간 여부도 관심거리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에 세 번째 작품을 더해 3부작을 한 권으로 묶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한강의 원고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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