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막아야 해”, “흔들게요” 봉쇄령 내린 KT와 친정팀 향한 심우준의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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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후 한화로 이적한 심우준(왼쪽)이 2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옛 동료 강백호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지난 시즌 후 한화로 이적한 심우준(왼쪽)이 2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옛 동료 강백호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무조건 막아야 하는 타자죠(웃음).”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23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상대팀 선수로 만난 심우준(30)에 대해 “(안타를) 맞을까봐 불안한 느낌이 계속 들겠더라”며 웃은 뒤 “(심)우준이가 우리 팀에 있었을 때, 다른 팀에서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프리에이전트(FA)로 팀을 옮긴 심우준은 22일 이적 후 처음 만난 친정팀 KT를 상대로 2루타 한 방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의 활약을 펼쳤다.

이 감독이 심우준을 경계한 가장 큰 이유는 대량 실점의 빌미를 줄 수 있어서다. 한화는 상위타선과 연결을 생각해 심우준을 9번타자로 내세우고 있다. 22일 개막전에선 0-2로 뒤진 3회초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며 한화의 득점 확률을 높였다. 이 감독은 “(누상에) 나가면 까다로운 선수이지 않은가”라며 “9번타자를 내보냈다간 곧장 상대의 상위타순으로 연결되고, 단숨에 큰 점수를 허용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해 KT를 유독 괴롭힌 팀이기도 했다. KT는 한화에 6승10패로 크게 밀렸다. 이에 만년 하위 한화를 약체로 평가한 전문가가 많았어도 이 감독만큼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었다. 그런데 안 그래도 껄끄러운 팀에 까다로운 선수가 한 명 더 늘어나기까지 했다. 이 감독은 “우준이는 우리가 무조건 잡아야 할 타자”라고 말했다.

심우준도 KT와 냉정한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다. 23일 경기에서 그는 “위즈파크의 3루 덕아웃에 있는 게 어색하기도 했지만, KT 선수들을 너무도 잘 아니 오히려 재미있더라. 부담보다 재미를 느끼면, 앞으로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어 “어제(22일)는 다른 팀을 상대했을 때와 달리 좋은 결과를 내도 (기뻐하는) 액션을 못 취하겠더라. 하지만 이제는 상대팀이지 않은가. KT에서 보여준 모습과 똑같이 기습번트 자세도 많이 취하고, 상대 투수와 야수를 많이 흔들겠다”고 덧붙였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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