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 악재 뚫는 '수출 허리' 키운다…중견기업 지원 42조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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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보험공사 사옥 전경 /한국무역보험공사 제공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옥 전경 /한국무역보험공사 제공

지정학적 리스크와 급변하는 통상환경 속에서도 국내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공급망의 허리’로 불리는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전담 조직을 개편하고 금융지원 제도를 손질하는 등 중견기업 지원을 강화했다.

28일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2025년 중견기업 지원 실적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42조5000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부터 중견기업 전담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고, 공급망 및 해외 진출 지원 중심으로 제도를 정비해온 영향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특례지원제도를 통해 반도체 등 전략산업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제도는 재무제표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5월에는 제도를 개편해 중견기업에 최대 200억원까지 수출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실제로 최근 반도체 유통 전문 중견기업인 SAMT는 이 제도를 통해 200억원을 적시에 확보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지방에 있는 반도체 중견기업 2곳에 대해서도 보증 심사를 진행 중이다.

지원 범위도 넓혔다. 대기업과 협력사를 연결하는 공급망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SMILE’(Supply-chain Miracle by Leverage)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기업과 은행 출연금을 활용해 중소·중견 협력사에 최대 20배 규모 보증을 제공한다. 지난해 8월 현대차·기아를 시작으로 조선·철강·소비재 등 주력 산업 전반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이런 민관 협력 확대에 힘입어 올해 4월말 기준 중견기업 지원 실적은 1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전담 조직과 인력 확충을 비롯해 수요 맞춤형 제도 개선, 상생형 무역금융 생태계가 서로 시너지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중견기업 현지 진출 지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 발맞춰 중소·중견 협력사의 동반 진출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2조원 규모의 프로젝트성 중장기 금융을 공급했다.

올해부터는 현지 시설 자금뿐 아니라 운전자금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지원 한도 역시 기존 3억달러에서 8억달러로 상향했다. 글로벌 관세 리스크와 중동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현지 자금 수요가 늘어난 점을 반영한 조치다.

지원 문턱은 대폭 낮췄다. 기존에는 매출의 30% 또는 자기자본의 2배 가운데 적은 금액을 한도로 삼아 지원했다. 앞으로는 국내 모기업 지급보증이 있거나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경우 현지 법인별 지원 한도를 매출의 최대 50%까지 확대 적용한다. 이번 우대 조치로 중견기업의 해외 공급망 구축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중견기업은 수출 공급망의 핵심이자 우리 경제의 미래”라며 “매출 규모와 수출 계약 특성 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 지원을 통해 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한국경제 한명현 기자입니다. 국제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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