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서 한강버스 안전기원 진수식
‘한강버스’ 2척 건조 완료 후 실물 공개
해상 시험, 시운전 거쳐 올 12월 한강 인도
‘뉴욕의 페리’를 꿈꾸며 내년 3월 정식 운항 예정인 한강버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반대 여론을 딛고 시행됐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버스중앙차로’처럼 한강버스가 서울시 교통 시스템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서울시는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 부근 행사장에서 한강버스의 안전한 운항을 기원하기 위한 진수식을 진행했다. 이번에 건조를 완료한 선박은 한강버스 총 12척 중 ‘누리’와 ‘가람’이다. 공개된 2척의 선박들은 선박의 기능과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거쳐 다음 달부터 한강에서 시범운행에 들어간다. 나머지 선박 10척도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내년 3월 한강버스가 도입되면 마곡,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 등 총 7개 선착장을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 그 외에는 30분 간격으로 운항하게 된다. 마곡~여의도~잠실 3개 선착장만 지나는 급행을 이용하면 여의도~잠실을 30분만 에 주파할 수 있다.
서울시는 하루 평균 52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향후 관광 수요가 늘어나면 일 평균 7300명, 연간 250만명이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상암·노들섬·서울숲 등 6개소를 단계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요금은 3000원이며 기후동행카드로 이용 시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버스·지하철 등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편의를 위해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조정해 선착장까지 도보로 5분 안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따릉이를 선착장 일대에 추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199인승인 한강버스는 속도감을 유지하면서도 항주파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게 쌍동선(두 개의 선체를 갑판 위에서 결합한 배) 형태로 설계됐으며 잠수교도 통과할 수 있도록 선체의 높이를 낮췄다.
내부에는 한강의 시원한 풍광과 서울 도심의 야경을 만끽할 수 있게 파노라마 통창을 설치했다. 선내 카페테리아에서는 간단한 식음료를 구매해 먹을 수 있고 선박의 앞뒤에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승객도 탑승이 가능하도록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진수식에서 “한 손에는 모닝커피, 다른 한 손에는 노트북을 들고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출근하는 서울시민의 모습을 상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면서 “이런 경험은 입소문을 타고 서울시민은 물론이고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씩 타려고 줄을 서는, 꼭 찾아야 하는 대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강버스가 무용론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것이 생각나는 듯 “지금까지 애써 온 서울시 직원들, 미래한강본부를 비롯해 우리 직원들 정말 수고 많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3월 영국 런던에서 템스강을 오가는 ‘리버버스’에 탑승한 뒤 한강에도 수상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서울시는 한강 최초의 수상 대중교통인 한강버스 운행을 위해 미국 뉴욕의 페리를 벤치마킹해왔다.
이날 진수식에서는 진수선 절단식과 샴페인 브레이킹, 유공자 표창 등이 진행됐다. 진수선 절단식은 오 시장의 아내가 아닌 68년 서울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인 최호정 의장이 진수선을 잘랐다. 최 의장은 이명박정부 최측근 실세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