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패션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를 미국 브랜드 관리 기업 WHP 글로벌에 매각하기로 했다. 최근 이란 전쟁 여파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명품 소비가 위축되자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어포더블 럭셔리’ 브랜드를 정리하고, 루이뷔통·디올 같은 초고가 브랜드 중심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명품 시장 내 양극화 심화의 상징적 사례로 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LVMH와 WHP 글로벌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마크 제이콥스 브랜드 매각 계약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브랜드 창립자인 마크 제이콥스는 앞으로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는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브랜드 매각을 넘어 글로벌 명품 시장이 경기 둔화 국면에서 ‘초고가 브랜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984년 설립된 마크 제이콥스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방과 의류를 앞세워 ‘접근 가능한 명품’ 시장을 대표해 온 브랜드다. LVMH는 1997년부터 지분을 확보해 브랜드를 키워왔지만, 최근 들어 전략적 우선순위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LVMH는 최근 사업 구조를 초고가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루이뷔통, 크리스챤 디올, 로에베처럼 희소성과 브랜드 파워가 강한 핵심 브랜드에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브랜드는 정리하는 방향이다. 지난해 세실 카바니스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가 적합한 운영자가 아니라고 판단되는 브랜드는 계속 보유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들어 명품 업계 전반의 소비 둔화가 뚜렷해진 상황과 맞물린다. 특히 중동 지역은 이란 전쟁 이후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명품 수요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LVMH가 올해 들어 중동 소비 위축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중국과 미국 시장 회복 효과도 이를 상쇄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LVMH 주가는 올해 들어 약 30% 하락했다.
업계 내부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초부유층 고객을 확보한 에르메스나 루이뷔통 같은 최상위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산층 소비자 비중이 큰 어포더블 럭셔리 브랜드들은 경기 둔화 영향을 직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마크 제이콥스 매각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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