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發 반도체 쇼크…'자체 AI모델' 부진이 불씨였다

10 hours ago 1

메타가 미국 오하이오주 미들턴타운십에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 /로이터연합뉴스

메타가 미국 오하이오주 미들턴타운십에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일 전 세계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과잉 논란을 던진 주범은 메타였다. 매출이 증가하는 메타가 데이터센터 기반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하자 시장에서 ‘AI 인프라가 벌써 남아도는 것인가’라는 불안이 증폭됐다. 하지만 정작 부족한 건 메타의 자체 AI 모델이었다. AI 모델 개발에 뒤처지자 자체 AI 모델 추론에 필요한 시설을 시장에서 임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처음으로 감소한 소셜미디어

메타發 반도체 쇼크…'자체 AI모델' 부진이 불씨였다

메타의 성적은 괜찮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33% 증가한 563억1000만달러(약 86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AI 최적화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광고 매출을 극대화한 결과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게 보인다. 메타의 1분기 소셜미디어 하루 이용자는 전 분기(35억8000만 명)보다 2000만 명 줄어들었다. 페이스북 출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시장은 두 수치를 이렇게 읽었다. “성장을 멈춘 메타가 기존 사용자에게서 이익을 짜내고 있다.”

메타는 성장을 멈춘 소셜미디어 외에 다른 먹거리가 필요했다. 그게 AI 모델과 AI 인프라다. 올해에만 AI 인프라 투자에 최대 1450억달러(약 222조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AI 인프라는 돈을 투입하면 되지만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게 있다. AI 모델 개발이다. 이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실패라는 지적이 많다. 저커버그 CEO는 2일(현지시간)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회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미흡한 게 있었다”며 조직개편에 따른 혼란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실패한 저커버그의 조직경영

조직개편은 작년 6월 알렉산드르 왕 전 스케일AI CEO를 영입하며 AI 개발부서 ‘슈퍼인텔리전스랩’(MSL)을 신설한 것으로 시작됐다. 핵심 개발자(뤄밍팡 전 애플 AI모델 총괄)를 영입하면서 보너스로 2억달러(약 3000억원)를 지급했다. 이렇게 인재를 모아놓자 실리콘밸리에선 이 팀을 ‘AI 드림팀’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운영이 문제였다. 지난 3월 자체 AI를 학습시키는 역할을 할 ‘응용 AI부서’가 신설됐는데, 여기에 모인 인재에게 주어진 일은 단순 데이터 분류였다. 비싼 인력을 모아놓고 AI업계에서 ‘인형 눈 붙이기’로 불리는 일을 강제로 시킨 것이다. 부서는 나중에 ‘수용소’라고 불렸다. 참다못한 직원이 지난달 실시간 프레젠테이션 중 임원에게 “회사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AI 모델 개발이 잘됐을 리 없다. 4월 MSL 출범 후 처음 내놓은 AI 모델 ‘뮤즈스파크’는 오픈AI, 앤트로픽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성능으로 평가받았다. 5월 메타의 생성형 AI시장 점유율은 2.5%였다.

◇결국 남은 컴퓨팅 자원

메타가 컴퓨팅 자원을 판매하려는 것도 자체 AI 모델 수요가 부족해서다. 그러니 여유분을 앤트로픽, 오픈AI 등에 판매하려고 하는 것이다. 전례가 없는 건 아니다. AI 모델 ‘그록’을 개발했지만 평가가 좋지 않은 스페이스X도 5월 앤트로픽에 3년간 450억달러(약 69조원) 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메타가 계속 자체 AI 모델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클라우드 사업자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철저히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던 메타가 클라우드시장에서 영업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AWS, MS보다 늦은 2008년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든 구글도 영업 노하우 부족으로 흑자로 전환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모건스탠리는 “메타는 AI 선두 모델에 뒤처져 있을 뿐만 아니라 하이퍼스케일러와 즉각 경쟁할 수 있는 인력 및 소프트웨어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