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 여파로 27일 KTX와 일반열차 120여 편의 운행이 중단되거나 변경됐다. 서울역 수원역 등에서는 운행 지연으로 대기하거나 후속 열차를 알아보는 승객이 몰려 종일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수원역과 서울역 전광판에는 ‘운행 중지’ 문구가 줄줄이 떴다. 승객들은 코레일톡 앱에서 ‘새로 고침’ 버튼을 연신 누르거나 매표창구 앞에 길게 줄을 섰다. 수원역에서 익산행 열차를 기다리던 김모씨(72)는 “표를 못 구해 아들 집에 하루 더 머물러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역에서 부산 출장길에 오른 직장인 최모씨(44)도 “열차 지연으로 중요한 거래처 미팅 일정이 전부 꼬였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외국인도 혼란스러워했다. 서울역에서 낮 12시58분에 출발해 부산에 갈 예정이던 미국인 관광객 소피(26)는 “오전 10시30분 역에 왔는데 예매한 기차 운행이 취소됐고, 다른 좌석 티켓도 구할 수 없었다”며 “캐리어 등 짐이 많은데 입석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전체 열차 683편 가운데 131편의 운행이 중단됐다. KTX는 예정된 331편 중 86편이 멈췄다. 행신역~서울역, 서울역~청량리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ITX-새마을과 ITX-마음 열차는 모두 수원역이 시·종착역으로 변경됐다.
서울시는 이날 고용노동부에 서소문 고가도로의 잔여 교량 시설물 철거와 선로 복구 작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시는 작업 승인 즉시 40시간에 걸쳐 집중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작업은 공중비계 철거, 슬라브 해체, 전차선 복구, 철도 복구 순으로 이뤄진다. 시는 철도 운행을 전면 중단한 상태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빠른 철거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충정로에서 시청으로 향하는 도로를 전면 통제해 안전 반경을 최대한 확보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30일 열차 운행이 정상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중 철거 작업이 끝나면 서소문 고가 전체에서 세 개의 교각만 마저 철거하면 된다”며 “철도 운행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은 모두 철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리/이소이/수원=정진욱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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