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 충돌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핵·군사시설 공격으로 포문을 연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로 공습 범위를 확대한 가운데,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한 이란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15일로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 간 6차 핵협상은 전격 취소됐다. 관련기사 A2·3면
15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 이틀째인 14일(현지시간) 밤부터 이란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란 석유부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수도 테헤란의 주요 휘발유 저장고를 공격해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들은 남부 걸프해역에 있는 이란 최대 가스 정제공장 중 하나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도 이스라엘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15일 새벽까지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포함해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주요 도시가 공격 대상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앞으로 이뤄질 공격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공격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단언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테헤란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가 미사일을 계속 발사한다면 테헤란은 불에 탈 것”이라고 위협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우방이자 사실상의 ‘핵 보유국’인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통화하고 “시오니스트(이스라엘)가 침략을 계속한다면 이란군으로부터 더욱 가혹하고 강력한 대응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 간 협상을 중재해온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15일로 예정됐던 이란과 미국의 대화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3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핵과학자 3명과 군장성 2명의 사망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이란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란 국영TV는 “핵과학자 알리 바카에이 카리미, 만수르 아스가리, 사이이드 보르지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테러 공격으로 순교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핵 과학자는 최소 9명으로 늘었다.
이스라엘군은 “‘일어서는 사자’ 작전 개시 이후 이란 정권의 안보기관 지휘관 20여 명이 제거됐다”며 이란 군부의 지휘계통을 설명하는 도표를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