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스페이스X 연매출 21조원…'스타링크'로 돈 쓸어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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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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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간 예산을 추월할 만큼 성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이 약 2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체 매출의 80% 가까이를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산업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연매출 21조원…'스타링크'로 돈 쓸어담는다

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X(옛 트위터)에 “스페이스X의 올해 매출은 155억달러(약 21조8400억원)로, 이 가운데 NASA와의 계약으로 창출되는 매출만 약 11억달러(약 1조5200억원)”라며 “내년 연간 매출은 NASA의 전체 예산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2026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NASA의 연간 예산은 188억달러(약 25조6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248억달러(약 33조7000억원)보다 24% 줄었다. 미국의 저명한 천문학자이자 과학 대중화 운동가인 칼 세이건 박사가 1980년 설립한 학술단체 ‘행성협회’는 예산안 공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한 해 만에 NASA 예산이 이렇게 크게 줄어든 일은 없었다”고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백악관을 떠난 뒤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머스크 CEO가 의도적으로 스페이스X의 매출 전망을 공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의 NASA 차기 국장 지명을 철회했다. 머스크는 이날 공화당이 주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답다”고 치켜세운 감세 법안을 두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이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비판했다.

스페이스X는 비상장 기업으로 재무 실적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지만 2022년 매출이 46억달러(약 6조2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3년 만에 매출이 세 배 넘게 늘어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스페이스X 매출은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가 본격 상용화하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우주산업 분석업체 퀼티스페이스에 따르면 스타링크 매출은 지난해 78억달러(약 10조6000억원)에서 올해 123억달러(약 16조72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링크 매출이 스페이스X 전체 매출의 약 80%에 육박한다. 스타링크는 100여 개 국가에서 400만 명이 이용하는 등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위성 추적 웹사이트 ‘오비팅나우’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스타링크는 7100개가 넘는 위성을 쏘아 올려 글로벌 위성 경쟁에서 선두다. 스타링크는 위성을 4만200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인드커머스는 스타링크가 운용되는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이 2021년 301억달러(약 41조원)에서 2030년 2093억달러(약 285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 우주기업 활성화와 국가 우주개발 계획 확대에 따라 상업용 발사체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추세라는 점도 스페이스X의 매출 증가를 가속화하는 요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우주 발사체 시장이 2022년 157억달러(약 23조원)에서 2027년 291억달러(약 42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사용 발사체 팰컨9은 2017년 재사용에 성공한 이후 발사 성공률이 99%에 달하고 누적 발사 횟수도 300회를 넘어섰다”며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매출 증가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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