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가 10일(현지 시간) 전 세계에서 일시적인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머스크 CEO는 X가 우크라이나의 IP 주소에 의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 CNN방송은 이날 인터넷 장애 추적사이트인 다운디텍터(DownDetector)를 인용해 오전 6시경 2만538명의 사용자가 서비스 이용 장애를 보고한 이후 이날 내내 X의 서비스 장애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프랑스, 인도, 호주, 아르헨티나, 일본 등에서도 접속 장애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장애는 모바일 앱과 웹에도 모두 발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X 웹사이트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몇 분간 다운됐다가 복구됐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X에 “많은 자원을 사용해 이루어진 사이버 공격으로 대규모의 조직 또는 국가가 관련되어 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 글은 다른 이용자가 “처음엔 정부효율부(DOGE)에 대한 항의 시위. 그다음엔 테슬라 매장들이 공격받았다. 이제 엑스가 다운된다”라며 이번 사태가 의도적인 공격의 결과라고 주장하는 글의 답글로 게시됐다. 머스크 CEO는 같은 날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도 출연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실하지는 않다”면서도 “공격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했다.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를 소유한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과 관련한 게시글에서 “내가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끄면 우크라이나의 전선 전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썼다가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에게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다만 머스크 CEO는 구체적 증거를 대진 않았다. 전문가들도 원인을 ‘사이버 공격’으로 속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안업체 사이버시스의 에릭 누난 CEO는 “(장애) 발생 직후나 도중에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CNN은 “IP 주소를 숨겨 데이터가 다른 곳에서 오는 것처럼 꾸밀 수도 있다”고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정보공유 협정을 위해 회담하기 하루 전날 우크라이나 해커들이 광범위한 공격을 주도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테슬라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전일 대비 15.43% 폭락한 222.15달러에 마감했다. 2010년 나스닥 상장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장 중 한때는 220.66달러까지 추락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146억 달러로, 하루 만에 1303억 달러(약 190조2000억 원)가량 증발했다. 지난해 12월 17일 479.86달러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반토막 난 셈이다. 미 CNBC 방송은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등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비호감도가 커진 것이 테슬라 브랜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사업 경영은 어떤가?”라고 묻자 “매우 어렵다”고 답하면서도 “DOGE 수장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1년 더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가 폭락과 관련해선 자신의 X에 “장기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다”고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