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떠나는 더브라위너, 홈팬들과 눈물의 작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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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끝으로 10년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를 떠나는 케빈 더브라위너(왼쪽)가 가족들과 함께 맨시티 안방 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맨체스터=AP 뉴시스

올 시즌을 끝으로 10년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를 떠나는 케빈 더브라위너(왼쪽)가 가족들과 함께 맨시티 안방 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맨체스터=AP 뉴시스
“10년간 믿을 수 없는 여정을 걸어왔고, 정말 열심히 노력해 이 팀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다는 것이 기쁨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맨시티) ‘중원의 마법사’ 케빈 더브라위너(34·벨기에)는 21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EPL 37라운드 본머스와 안방 경기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기는 더브라위너가 맨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안방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팀은 3-1로 이겼지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10년간 몸담았던 맨시티를 떠나는 더브라위너는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맨시티를 지휘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방 팬들은 관중석에서 ‘킹, 더브라위너’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며 더브라위너의 마지막 경기를 배웅했다. 더브라위너는 “이곳은 우리 아이들이 태어난 곳이다. 나는 아내와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기 위해 왔지만, 10년이 걸릴 줄은 몰랐다”며 “팀의 안팎의 사람들이 나를 예전보다 훨씬 더 나아지게 해줬고, 이 팀에 뛰어서 영광이다.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2015년 볼프스부르크(독일)에서 맨시티로 이적해 10년간 뛰어온 더브라위너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 더브라위너는 그동안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EPL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리그와 각종 대회에서 421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면서 108골과 함께 170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EPL에서만 119개의 도움을 기록해 EPL 사상 두 번째로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이다. 이 부문 1위인 라이언 긱스(162개)가 287분마다 하나의 도움을 만든 반면 더브라위너는 177분마다 하나의 도움을 기록해 분당 도움 기록은 1위다.

올 시즌을 끝으로 10년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를 떠나는 케빈 더브라위너가 맨시티 안방 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맨체스터=AP 뉴시스

올 시즌을 끝으로 10년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를 떠나는 케빈 더브라위너가 맨시티 안방 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맨체스터=AP 뉴시스
또 더브라위너는 10년간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EPL에서 여섯 차례, 챔피언스리그 한 차례 등 각종 대회에서 16차례 우승컵을 들었다. 특히 2022~2023시즌에는 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정상에 서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EPL 사무국은 이날 “더브라위너는 EPL에서 여섯 차례 우승 외에도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에 두 차례나 EPL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며 “특히 2019~2020시즌에 EPL에서 기록한 20개의 도움 기록은 아스널의 ‘전설’ 티에리 앙리의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과 같다”고 했다.

이런 활약 덕분에 더브라위너의 인기는 유럽을 넘어 국내에서도 높다. 더브라위너는 이름의 앞글자를 딴 ‘KDB’가 국내 팬들에게 ‘김덕배’로 읽히며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은 2020년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할 때 ‘최후의 만찬 손님’으로 더브라위너를 꼽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내가 지휘한 팀 내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자 맨시티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며 “더브라위너를 대체할 선수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10년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를 떠나는 케빈 더브라위너(가운데)가 가족들과 함께 맨시티 안방 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맨체스터=AP 뉴시스

올 시즌을 끝으로 10년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를 떠나는 케빈 더브라위너(가운데)가 가족들과 함께 맨시티 안방 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맨체스터=AP 뉴시스
하지만 전설적인 기록과 전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더브라위너가 맨시티를 떠나는 것은 결국 돈과 성과의 문제다. 더브라위너는 주급 40만 파운드(약 7억 5000만원)를 받는 EPL 내 최고 연봉 중 한 명이지만, 탈장 부상 등으로 최근 두 시즌 동안 EPL 선발 출전 횟수가 34차례에 불과했다. 결국 최고의 활약을 보일 때와 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지만, 그 정도의 성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맨시티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더브라위너는 “분명 조금 놀랐지만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금도 최고의 수준으로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팀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했다.더브라위너의 차기 행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리버풀과 애스톤빌라 등 EPL의 여러 구단, 나폴리 등 세리에A와 미국프로축구(MLS)의 여러 팀이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선수는 분명히 더브라위너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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